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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콜린보/김홍옥 역] 왜 크고 사나운 동물은 희귀한가(1978)

독서일기/생물학

by 태즈매니언 2020. 9. 2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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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2학년 시절 입시때문에 배웠던 이후로 생태학 지식이 거의 업데이트되지 않아서 이 분야의 입문용 교양서를 찾았다. 이 책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인 1978년에 나와서 좀 망설였다.

 

지금 자리를 잡은 생태학자가 보기에는 훌륭한 책일 수도 있지만 이미 반 세기 가까이 전에 제시된 이론과 실험결과들이 지금도 유효할지, 특히 분자생물학의 도구를 접할 수 없던 시대의 저작을 굳이 볼 필요가 있을까 싶어서였다.

 

하지만 두어 챕터만 훑어보려던 책이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마치 명강의로 소문난 대학의 교양 개론 강의처럼 생태학 연구자들이 어떤 의문을 가졌고,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 제기한 가설과 오랜 시간에 걸친 지루한 실험으로 입증해내는 익숙한 패턴들이지만 그 질문들이 대부분 시골에서 뛰어놀던 개구쟁이 꼬마가 가졌을만한 의문들이었다.

 

다시 뒤집혔을 수도 있지만 이미 한 참 전에 이 책에 소개된 연구자들이 논파한 가설이 여전히 통념으로 간주되는 내용도 꽤 있더라.

 

좀 오래된 책이지만 생태학을 전공으로 고려하고 있는 고교생들에게 딱 맞을 듯 싶다. 고교 교사 경력이 있는 번역자 분께서 굳이 이 책을 번역한 이유도 아마 같은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읽으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급증으로 인한 기후격변 문제를 유전공학을 통해 생태학적인 탄소포집이나 바닷물의 이산화탄소 용해 속도를 높일 촉매기술을 통해 해결하려는 연구자들이 분명히 있겠다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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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쪽

 

바닷물이 지구 표면의 약 4분의 3을 뒤덮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다 생물은 생명체가 생산하는 총칼로리의 4분의 1만을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바다의 생산성이 이처럼 형편없는 직접적 이유는 물론 바다를 비옥하게 만드는 화학물질이 모자라서다.

(중략)

세계 해양의 0.1%만이 실제로 용승이 이루어지는 장소이며, 해안 ㅏ운뎃는 약 10%만이 생산성이 원만한 곳이다. 그 밖의 광대한 지역은 생명체에게 아라비아 대부분의 지역보다 더 쓸모없는 푸른 사막이다.

 

145쪽

 

바다의 용액 속에는 대기의 50배에 해당하는 이산화탄소가 들어 있으며, 바다와 대기는 서로 마주하고 있으므로 둘 사이에는 자유로운 교환이 일ㅇ난다. 바다에 들어 있는 대기의 50배에 이르는 이산화탄소는 대기를 위해 거대한 완충 장치 노릇을 한다.

(중략)

그렇다면 완충 장치와 관련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간단히 말해 그것은 바다가 초과분을 모두 흡수해 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머잖아 해수면과 대기 사이에 새로운 균형이 이루어지리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여분의 용해 이산화탄소를 함유한 바닷물은 바다가 크게 휘어져야만 순서대로 차례를 기다리는 다른 바닷물로 대체될 수 있다. 대양은 깊이가 무려 8킬로미터나 되는지라 바람에 뒤섞이는 속도가 무척이나 느리다. 실제로 바다가 한 번 크게 뒤집히는 데는 약 100년이 걸린다.

(혹시 태풍 등 격변하는 기상이변이 이런 섞는 작용을 돕는걸까?)

 

182쪽

 

나무는 빛을 집적하거나 분산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즉 느리게 작동하는 공장(나뭇잎) 가운데 가능하면 많은 수가 적절한 빛의 강도 속에서 함께 작용하도록 하려는 장치이자, 그 공장들이 서로 분리되어 있어서 저마다 별개의 이산화탄소 급원을 가지도록 하려는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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