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주님의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을 보고 VMD(Visual Merchandiser)라는 직업을 알았다. 작년에 나온 이 책의 저자분도 VMD로 20년 넘게 일해온 분이라기에 찾아보게 되었다.
아쉽게도 저자 자신은 이 책에서 VMD로서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워낙 많은 이야기를 쏟아내다보니 업계 구력(?)이 느껴지는 디테일한 경험담이 별로 없어 밋밋했다. 잡지나 웹 아티클에서 좀 봤던 것들을 한 데 모아 엮어둔 느낌.
2019년에 나온 공간디자인에 관한 책에서 익선동과 을지로 이야기나 '테라로사', '대림창고'는 식상해서 실망을 줬고, 앞에서 강조했던 것과 정반대의 사례(예를 들어 출입문을 알아보기 어렵게 만들어 SNS에서 인기를 끈 매장과 출입문쪽 파사드를 강조해서 인스타 갬성에 맞춰 사람을 끌어모으는 매장)를 둘 다 추천하고 다른 주제로 넘어가면 읽는 입장에서 힘이 빠진다.
취향 저격 공간에 대한 에디터 노트는 내가 기대했던 바가 아니었는데 아쉽다. 어쩌면 이 책에서 인용하는 번역서들 대부분을 읽어봤기에 이런 박한 평가를 내린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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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공간의 본질은 '소비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있습니다. 이 공간에 들어온 사람이 '무엇을 느꼈으면 좋겠는가?'가 메시지이고, 콘셉트이며, 브랜딩인 것입니다.
86쪽
소비자는 스태프가 포장을 하는 동안 매장을 다시 둘러보기도 하지만 스태프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움지이면서 자신이 구매한 상품이 포장되는 과정을 관찰하고, 그러면서 공간에 대한 마지막 인상을 형성합니다. 그래서 포장을 하는 스태프의 태도는 공간이 소비자를 대하는 태도이자 마침표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180쪽
성수동에서는 몇 년 전부터 까페 공간을 이용한 플리마켓이 열리고 있습니다. 주말을 이용해 까페의 테이블을 없애고 그 공간에서 여러 셀러들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입니다. 이 때 커피나 음료는 테이크아웃으로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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