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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식] 마이 디어 빈티지(2022)

독서일기/패션&인테리어

by 태즈매니언 2022. 6. 2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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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된 가구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이탈리아의 체사레 라카(1929~?)의 황동, 유리, 원목을 사용한 1950년대 사이드 테이블

내가 정말 좋아할만한 책을 누군가로부터 선물받으면 참 기분이 좋죠. 그것도 컬러사진이 많은 하드커버의 두툼한 책이라 가격도 만만치 않으면.
2016년쯤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면서 가구와 조명을 보고다녔고, 제 취향이 북유럽 미드 센추리 모던 쪽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그 때 찾았던 빈티지 가구 쇼룸 중에 갖아 인상깊었던 곳이 지금은 일산으로 옮긴 성북동 모벨랩과 대학로 혜화역 근처의 비투프로젝트였죠.
권용식 대표님은 같은 아이템을 두 번 콜렉팅하지 않는 원칙을 갖고 계시다고 하네요. 제가 구매했던 베르너 팬톤의 Fun 2DM 자개조명, 잉마르 렐링의 시에스타 하이백 체어 두 점이 이렇게 권대표님의 선택을 받았던 작품이었다는 걸 느끼니 뿌듯합니다.
(책에 이 두 작품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좀 아쉽긴 했어요.)
잘 만든 가구는 평소엔 공간의 오브제 역할을 하고, 사용할 때마다 공예의 매력을 보여주기 때문에 큰 돈을 들이긴 했지만 만족하고 있고요.
비투프로젝트의 사장님은 워낙 해외에 계실 때가 많으셔서 한 번 밖에 못뵈었지만 제가 나중에 나이가 들면 되고 싶은 모습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는 이미 북유럽 빈티지가구의 붐이 일어서 수요가 폭발하고 있었는데도 사업가가 아닌 콜렉터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계시더라구요.
빈티지 가구에 관심이 있다면 2010년에 비투프로젝트를 오픈하신 후 10년 넘게 유럽 곳곳을 다니며 400여 빈티지 숍을 방문한 권용식님의 풀어내는 빈티지 가구 콜럭팅이 경험들을 참고하시면 저처럼 큰 도움을 받으실거라 생각합니다.
부자가 아닌 사람들이 살면서 가구를 구입할 기회는 한정되어 있고, 나이든 인간의 가치가 갈수록 떨어져가는 시대이지만 살아가는 공간의 만족도를 높이는 가구 컬렉팅은 안목과 세월이 필요한 영역이니 평생의 취미로 괜찮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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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쪽
가구는 작품과 더불어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며, 생각해 보면, 예전부터 가구는 늘 작품과 함께 있었다. 오히려 화이트 큐브의 갤러리가 작품을 일상에서 격리시켜 하얀색 방에 가두고 문턱을 높이면서 가구와 분리시킨 것이다.
156쪽
리프로덕션 제품은 오리지널 빈티지 제품의 생산 방식을 그대로 계승한다기보다 디자인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디테일을 바꾸는데 이는 생산 단가를 낮춤으로써 수익을 얻기 위한 이유가 크다. 빈티지 아이템의 가치가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디자인이 같다고 같은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237쪽
정답을 알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과 답을 찾기 위해 가는 것은 겸험치가 전혀 다르다. 결과적으로 빈티지 가구 컬렉션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는 컬렉션의 색깔을 만드는 기본이 됐다.
306쪽
컬렉션에서 두 번째로 좋은 것 10개가 가장 좋은 것 1개를 이기지 못한다. 물론 가격은 중요한 부분이지만 좋은 컬렉션을 하려면 싸게 잘 사려는 마음보다 정말 좋은 것을 컬렉션하겠다는 마음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525쪽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오히려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그간 보지 못했던 것을 보려고 노력했다. 익숙한 것보다는 낯선 것에, 처음 보는 것에 더 관심을 갖고 과감하게 컬렉션하기 시작했다. 신기한 것은 과거에 찍었던 사진을 들춰보면 지금 내가 찾고 있는 것들이 이미 지난 시간 내가 거쳐온 숍에서 주인공이 아닌 엑스트라로 늘 옆을 지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느 숍을 가든 그곳에 놓인 것들 중 아는 것이 먼저 보이기 마련이다. 그것을 보고 다 봤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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