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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라이크/김명주 역] 믹스처(2018)

독서일기/인류학

by 태즈매니언 2020. 12. 26.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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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책이지만 올해의 책 후보다.

 

왜냐하면 고대 인류의 인골 DNA 분석 결과를 통해서 인간집단이 어떻게 이동하고 교잡해왔는지를 탐구한 이 저작은 원제 <Who We Are and How We Got Here>라는 모든 인류가 품어왔던 의문에 대한 긴 답변이기에. 종교의 설명으로 만족하는 이들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알고 싶어한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 안에 있다.

 

이 분야에서는 90년대 모계로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성과를 담았던 브라이언 사이키스의 <이브의 일곱 딸들>(2001)를 인상깊게 봤었는데, DNA 분석의 이건 아주 일부일 뿐이었고, 그 사이에 이 분야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더라.

 

그간 아프리카에서 발원한 현생인류가 구인류를 절멸시키고 지구의 정복자가 된 트리 구조로 이해하고 있었는데, 저자 데이비드 라이크는 유전자에 남은 흔적을 분석하여 지구상의 인류가 여러 고인류 집단간 교잡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탄소연대측정과 방사성 동위원소 측정기법과 DNA 분석 이전의 고고학은 근대 의학을 터득한 이후에 보는 고대인들의 체액설과 기혈론처럼 아예 죄다 폐기처분해야 할 논의인 것 같다.

 

고인류의 인골에서 DNA를 추출해서 분석하는 실험실이 최첨단 반도체 연구실과 유사한 것도 신기했고, 유물로는 흔적을 찾지 못했던 고대 북유라시아인과 바퀴와 말 길들이기를 통해 유목문화의 원형을 갖춰 인도유럽어를 광대한 지역으로 퍼트린 얌나야인의 존재를 찾아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로웠다.

 

아쉽게도 현재 확보한 고인류의 DNA 표본의 대다수가 서유럽쪽이고, 중국과 일본이 정규 규제로 고인골 샘플의 국외반출을 불허하는 상황이라 동아시아인의 이주와 교잡에 대한 DNA 분석내용은 다른 어느 지역보다 빈약했다.

 

이 분야 전세계 연구의 반절 이상을 쏟아내는, 고인류의 게놈분석용 반도체칩과 알고리즘까지 보유한 독보적인 연구소를 운영하는 저자의 연구내용을 담아서 읽기가 버거웠다. 문외한이 교양 수준으로 이해하기엔 책보단 데이터 시각화에 충실한 댓글 링크의 55분짜리 강연 영상을 추천하고 싶다.

 

앞의 10분, 그리고 말미의 5분을 살펴보시고, 보다 궁금하신 분들은 전체 영상과 이 책을 찾아보시길 권한다.

 

www.youtube.com/watch?v=3-vHByC14bc&fbclid=IwAR1f8t1AddNye0QR8QFK6R2IcodrswUNtZ95NWJ6XhnSTEO7vwZZ7-Me4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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