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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다마 사에/박소영 역]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2019:개정증보판)

독서일기/농림축산

by 태즈매니언 2021. 3. 13.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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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올해의 책으로 동물보호단체에서 활동하는 하재영 소설가의 논픽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을 추천하긴 했지만 공장식으로 사육된 가축들의 살점을 거의 매일 먹고,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입장이라 동물권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에도 근교의 백만 평 이상의 땅에 10만 마리가 넘는 들개를 먹이고 관리하는 유기견보호 관청을 만들고, 실제로 처벌된 사례가 거의 없어 유명무실 했다지만 달걀을 먹지도 못하게 채식을 강요했던 에도 막부의 5대 쇼군 도쿠가와 츠나요시, 1933년에 근대국가 최초로 동물보호법을 제정했지만 장애인, 유태인, 집시, 공산주의자는 살처분하듯 죽였던 나치 독일의 사례를 생각하면.

 

게다가 암묵적 계약으로 공진화해온 가축들 중 식용 또는 노역용, 의약학 실험용 동물과 반려동물의 지위를 나누는 것이나, 다중지능을 가진 동물들 중에서 일부의 동물들에게만 고통을 느끼고 인간과 공감하기에 ‘보호할 가치가 있는 고등한 동물’로 나눈다는 관점도 불편하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나니 이런 먹물스러운 잡상들은 다 필요없고, 운전면허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유기동물 현황에 대한 교육을 받고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일정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하도록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실린 유기동물 보호소의 개와 고양이 사진 중 흑백사진들은 이미 살처분된 동물들이고, 운좋게 새 주인에게 입양된 경우는 컬러사진인게 참.

 

중성화 수술이 유기동물 문제의 해결에 왜 가장 핵심이 되는지, 그리고 1998년 연간 유기되는 개와 고양이가 60만 마리가 넘었던 일본이 20년이 지난 2017년에는 12만 마리로 줄어들게 된 사례를 보면 따라가야할 방향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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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유기동물 보호소에서의 안락사는 대부분 신체적 정신적 문제가 없는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 것이므로 이 책에서는 안락사 대신 살처분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살아남을 가망이 없는 경우에 고통을 줄이기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안락사다.

 

134쪽

 

살처분할 개체를 ‘선별’할 때 입양 가능한 개체로 분류되는 건 대부분 어리고, 건강하고, 붙임성 좋은 개와 고양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입양자들이 그런 개와 고양이를 원하기 때문이다. 아프거나 나이가 많은 개와 거양이, 사람에게 경계심을 보이는 들개, 손이 많이 가는 새끼 고양이는 살처분되는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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