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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 상하수도 공사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1. 6. 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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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63화 : 상하수도 공사

 

이번 주 제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 내외인데 이게 다 농막때문입니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작업하시는 분들께서 드실 참거리를 챙겨서 밭으로 갑니다. 마을 입구의 도로에서 보는 제 땅은 이런 모습이죠.

박수조 현장소장님과 2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늘 할 작업내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 제 요청사항들을 말씀드렸고, 보내주시는 사진으로 작업 진행상황을 공유받았습니다.

 

8시 무렵 소형 굴삭기를 싣고 온 트럭 외에 콘크리트 절단 장비와 타설 장비, 배관 및 정화조를 실은 트럭이 한 대 더 와서 현장소장님 외에 네 분께서 작업해주셨네요. 꽤 많은 인원이죠.

 

우선 굴삭기로 지난 3월에 이장님께서 묻어주셨던 상수도 배관의 끝부분을 찾아내셨니다. 알아서 잘 해주셨겠지만 공주시의 동결심도 80cm 이상 깊이로 보입니다.

그리고 제가 요청드렸던 위치로 T자 연결부속을 통해 부동수전 자리를 잡아주셨고요.

한 분은 오수관과 하수관이 빠져나갈 배관을 묻기 위해 콘크리트를 절단하시고, 굴삭기는 정화조 묻을 자리를 파네요.

 

저는 결국 실물을 보지도 못한 1.08제곱미터 면적의 아담한 3인용 정화조. 1년 동안 쌓인 똥이 넘칠 크기로는 안보이네요.

30년 경력의 건축명장 전승희 대표님께서 정화조 앞 오수 맨홀에서 90도 엘보를 써서 파이프가 물속에 잠겨야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셔서 다음날 현장소장님 통해 확인해보니 오수관이 양변기 하나에만 연결되어 있어서 변기 물이 차 있으면 냄새가 올라올 일이 없다고 합니다. 하수관에는 아래 사진과 같은 트랩을 설치했고, 농막 제조사 마룸에서도 하수 배관에 P트랩을 설치했으니 냄새 역류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오수관이 정화조통에 연결되었네요. 배관길이를 가장 짧게 뽑기 위해 이양재 건축사님께서 고민해서 계산한 결과물입니다.

정화조통을 빠져나온 오수가 자연스러운 기울기로 제방길 건너편으로 이어지도록 배관 자리를 잡고 묻으셨습니다.

정화조에서 올라오는 부패가스가 나오는 배기관은 왜 항상 이런 디자인인지. 농막의 디자인을 해치는 이 모습을 어떻게 가릴지 생각 중이에요.

상수도관, 오수관, 하수관이 사이좋게 묻혀있습니다. 한겨울에 동파되지 않도록 상수도 퇴수관이 있고 열선도 있지만 아무래도 외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재로 모양을 짜서 덮어주고 같은 재질의 스테인을 칠해주는게 좋을 듯 싶네요.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 듯한 느낌이라서요.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한 정화조입니다. 다음주까지 잘 굳길.

배관이 묻느라 제방길의 콘크리트를 깼는데, 배관을 묻은 다음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지나다니는 차량으로 양생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두꺼운 철판을 깔아주네요. 물론 절단한 콘크리트는 건설폐기물로 회수해 가셨습니다.

저는 오늘 출장을 마치고 상수도와 하수도가 들어온 농막을 봤습니다. 현장이 얼마나 깔끔한지 다 정리하고 가신 자리에 목장갑 한 켤레 말고는 아무 것도 없더라구요.

 

샤워시설 자리의 배관 마개를 여니 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군요.

변기 옆 배관도 마찬가지로 물이 잘 나오고요.

농막 바로 앞에 심어둔 수도꼭지가 2개인 뚱보 부동수전의 모습입니다. 20만원이 넘는 물건인데 불량품인지 중간에 물이 조금씩 샌다는 슬픈 소식을 들었습니다. 새는 거 맞네요. 부동수전이 물이 새면 어쩌라는 것인지. 불량이라는 걸 묻고나서 틀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었는데 검수를 해서 나온건지. --;

그리고 마지막 의식으로 이케아 스테인리스 수전을 당겨서 깨끗한 공주시 상수도의 물줄기를 만끽했습니다.

수전에서 물이 나오는 게 이렇게나 감동스러운 일인지 몰랐네요.

 

제가 직접 선택하지 않았지만 농막을 준비하면서 유일하게 마음에 안들었던 전문가가 이 상하수도 시공회사였습니다. 일이 바쁘다며 피드백도 느리고, 공사 날짜 잡기가 무척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이 분들이 일하신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오후 5시가 넘어서 일이 다 끝난 다음에 이렇게 마을길 현장을 공사를 시작하기 전보다 더 깔끔하게 빗질해놓고 가시는 태도에서 왜 현장소장님께서 이 회사를 선택하셨고, 왜 이 회사가 일이 많아 바쁜지 이해가 되더라구요. 본인의 업에 대한 확고한 기준과 책임감이 느껴지는 풍경이었습니다.

아직 욕실 도기와 변기가 없다보니 상하수도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는 못하지만 다음 주에 주문한 도기세트를 설치하니 일주일만 참으면 됩니다.

 

(64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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