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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2021)

독서일기/부동산

by 태즈매니언 2021. 8. 6.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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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막을 꾸미느라 바빠서 지난 6월 이후 책을 한 권도 못 봤는데 이 책은 예약구매로 오늘 받아서 완독했습니다. 도서사기 감시도 게을리하고 있는 제가 이렇게 별렀던 이유는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노를 파인드아파트 김민규 대표님의 이성적인 분석을 통해 좀 식히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딱히 집안에서 물려받은 재산없이 맞벌이를 통해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하고자하는 가구소득 상위 30% 이내인 30~40대 가구의 고민을 가장 잘 이해하는 분이니까요.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대실패라는 느낌은 받았지만 2017년 6월 19일의 신정부 첫 부동산 대책부터 며칠 전인 7월말 부총리의 대국민 담화까지 지난 4년 동안 부동산 대책이 너무 많아서 길어야 1년 단위의 호흡인 언론보도로는 쫓아가기 버거웠습니다.

 

이 문제가 어디부터 꼬였는지 살펴보기도 어렵다보니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해놓고서 지금은 나몰라라 숨어사는 김수현 전 정책실장같은 특정 개인을 돌팔매질하면서 분풀이 하기도 했죠.

 

<모두가 기분 나쁜 부동산의 시대>는 지난 4년 동안 현 정부의 주요 부동산 정책들과 그에 대한 연쇄반응이 낳은 서울 아파트값 두 배 상승, 주택 보유세 세 배 인상이란 결과를 보여줍니다.

 

비록 이 책이 연소득 합산액 1억 원 이상인 10분위 분배율 기준 상위 10%에 드는 수도권 고소득 맞벌이 부부의 시각을 노정하고 있지만, 주택의 수요공급 미스매치가 가장 심각한 섹터에서 생긴 파열로 인해 다음 세대들의 주택 마련 의지가 크게 약화된 결과와 생애주기에 따른 상급지로의 자연스러운 이주욕구가 억지로 가로막힌 현실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부분은 3선 연임을 하면서 서울시의 재개발 신축공급을 가로막은 박원순 시장의 정책에 대한 분량이 부족하다 싶더군요.

 

전 35세에 일산의 30년이 넘은 20평 아파트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 것에 전혀 불만이 없었지만, 40세에 분양받은 세종시의 30평 신축아파트에서 살게 되면서 삶의 질이 확연히 올라갔다고 느낍니다.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만 채의 아파트 분양 공급물량과 실수요자인 이전기관 종사자에 대한 50% 특별공급으로 거주지를 세종시로 옮긴 많은 30~40대 싱글과 젊은 부부들은 직주근접에 육아에도 편리한 신축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정책만 뒷받침해 줬더라면 이런 게 세종시민들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아닐텐데 아쉽습니다.

 

현정부가 부동산 가격도 안정시키고 수도권 30~40대 세대의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최소한 예비타당성조사제도를 개편해서 수도권의 광역교통사업 추진 일정을 앞당기거나 기재부의 국가중기재정운용계획을 무시하고 교통SOC예산을 대폭 늘리거나 민간투자사업을 장려하고, 정권 초기부터 아파트 공급 물량을 늘렸어야 했습니다. 청약가점이 부족한 30~40대 세대들이 청약당첨을 기대하며 인내할 만한 인센티브도 부여했어야 했고요.

 

정출연 재직자 입장에서는 국토교통 분야 출연연들이 도시철도나 간선급행버스를 확충하는 대도시권 광역교통개선대책을 실천하라는 건의와 70년대 썩다리 주택까지 포함된 주택보급률 100%의 착시에 휘둘리면 안된다는 경고를 강하게 하지 못한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어서 뼈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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