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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 닭장 골조 완성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2. 4. 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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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117화 : 닭장 골조 완성

닭장에 꽂힌 저는 결국 소중한 휴가를 하루 썼습니다. 아침잠이 많은 제가 7시부터 농막으로 올 정도니 ㅎㅎ

 

노지 튤립을 세 가지 품종으로 심었는데 그라데이션이 있는 주홍 튤립도 다 폈어요. 튤립은 아침이나 저녁에 꽃봉오리를 살짝 오므린 상태가 더 마음에 드네요.

애독자님들을 위한 서비스로 가을이 집을 공개합니다. 알아서 따로 구획된 화장실에 똥을 누는 훌륭한 시고르자브종 가을이. 반가워하는데 할 일이 많아 놀아주지 못했네요.

뒷집 신선생님께서 벌써 제초제를 살포하시는데 약이 좀 남았다고 제 밭 유실수 사이로도 뿌려주셨습니다. 풀 뽑기 힘들고 예초기도 없는데 감사하죠. 넓게 비닐멀칭을 해놔서 나무들은 괜찮을 것 같아요.

휴가도 썼으니 오늘은 닭장 골조를 다 만들고 싶습니다. 우선 닭장 하부 합판문을 열 원목 손잡이를 달았습니다. 예쁘긴 하지만 손가락이 세개만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라 편하진 않네요. 오일스테인을 칠하니 잘 보이지도 않고요.

 

 

일하다가 테고 합판을 사다리꼴 모양으로 잘라야 하는데 컷쏘로 반듯하게 자를 자신이 없어서 가을이 아버지 김선생님께 도움을 요청드립니다. 지난 주에 제가 접는 톱으로 투바이포 구조목과 합판자르는 걸 보시고는 원형톱으로 잘라줄까? 하고 물어보셨거든요.

줄자로 치수를 잴 때 세워서 잰다는 것도 배웠고 원형톱은 처음인데 가이드 장비가 없으면 못과 합판으로 간단하게 만들 수도 있네요.

배터랑께서 솜씨를 발휘한 닭장 옆판을 붙이니 흐뭇합니다. 할 일도 많은데 컷쏘로 삐뚤게 자르고 샌딩기로 열심히 다듬는 삽질하지 말라고 원형톱도 빌려주셨어요. 원형톱 처음 써보는데 무려 전문가용 마끼다 제품이네요.

 

해는 뉘엿뉘엿 지는데 왜이리 진도가 안나가는지. ㄱ자 철물과 평철물을 사면서 튼튼하라고 피스못 구멍이 많은 걸 샀더니 유선 전동드릴로 오늘 하루 동안 피스못 이백 개는 넘게 박았습니다.

 

유선이라 힘이 너무 쎄다보니 자꾸 피스못이 튕겨나가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는데, 감각이 생겨서 점점 익숙해긴 합니다. 그래도 너무 무겁네요. 일반 무선 전동드릴 하나 살 걸. ㅠ.ㅠ

구조목은 침엽수라 생각보다 많이 무르네요. 가구로 쓰는 오크나 티크같은 하드우드와 달리 말린 북어살을 사각으로 만든 느낌이에요. 톱밥이 북어포 부스러기같죠.

 

결국 점심식사도 거르고 계속 했는데 지붕 서까래에 피스못을 박으려니 혼자 작업에 사다리를 써야해서 조심조심 하느라 시간을 잡아먹어서 어스름이 짙어져서 밤이 되기 직전에서야 겨우 골조를 끝냈네요.

 

이제 다음 할 일은 지붕입니다!

(118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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