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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철 쿠시너/강아름 역] 마스 룸(2018)

독서일기/북미소설

by 태즈매니언 2022. 7. 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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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지에 나온 것처럼 마스 룸이라는 스트립바에서 일하던 20대 스트리퍼 로미 홀이 스탠빌 여자교도소(가상의 명칭)에서 복역하는 이야기가 주된 축이다. 한 명을 죽였는데 어떻게 2회의 종신형이 부과되는지 궁금하다.

이야기의 시점이 자꾸 왔다갔다하고, 중간에 다른 인물들을 중심으로 서술되는 부분이 불친절하게 끼어들어가 있었고, 나는 무지한 1970년대 샌프란시스코의 어두운 뒷골목에 대한 묘사가 지루할 정도로 자세해서 완독이 쉽지 않았다.

예전의 SFO에 <내 인생은 열린 책>의 단편에서 묘사된 앨버커키같은 동네가 있었다는 건 좀 신기한 옛이야기이긴 한데 ,난 루시아 벌린처럼 간결한 문체가 좋다.

캘리포니아 감옥에 있는 여성 죄수들이 케이지에 사육되는 칠면조같은 신세라는 건 알겠는데, 과연 여자교도소가 더 가혹할까? 교도소나 군대생활같은 장기간의 밀폐된 집단생활을 견디는 능력에 성별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존슨의 변호인'에 대한 로미 홀의 반감도 합리적 이유없는 억측처럼 보였다.

현대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하는데 필요한 인지능력과 상호작용능력이 없는 개체들은 그냥 버리는 시스템과 어떻게든 사회 안에서 역할을 부여하는 시스템 중에 뭐가 더 성공적일지 알 수 없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요구되는 기준을 못맞춰 탈락하거나 별다른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교정시설이라는 시스템의 하수구에서 썩은 내가 더 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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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쪽

교도관들은 말했다. "너희 계집년들은 왜, 왜, 왜를 입에 달고 살지." 그들 모두는 남자 교도소에서 일했던 더 나은 시절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겼다. 그곳에서는 감시사무소에 안전히 앉아 폐쇄회로 모니터에 보이는 유혈 낭자한 칼부림을 구경했고, 수감자들이 자체적으로 정립한 규율을 엄수하며 생활하는 자들을 상대했다. 여자 수감자들은 교도관과 언쟁을 벌이고 불평했으며, 교도관들은 여자들이 대거리를 해오고 모든 것에 이의를 제기하는 게 폭동을 진압해야 하는 상황보다 더 위협적이라고 받아들이게 된 듯했다. 여자 교도소에서 근무하고 싶어하는 교도관은 없었다.

266쪽

세상사는 우리가 기꺼이 인정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복잡하다. 인간은 우리가 기꺼이 더 인정할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멍청하고 덜 사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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