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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클라이넨버그/홍경탁 역] 폭염사회(2002)

독서일기/사회학

by 태즈매니언 2022. 8. 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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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출신의 젊은 사회학자가 1995년 7월의 11일 동안 폭염으로 인해 시카고에서 700명 이상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사회적 부검' 성격의 박사과정 연구를 정리한 2002년에 나온 책입니다. 반향이 컸는지 2015년에 2판이 나왔네요.
올해 여름 한국은 상대적으로 선선하지만 포르투갈의 경우 7월 중순 최고 기온이 47도까지 치솟아서 1,063명이 사망했다고 하고, 스페인도 45도를 넘는 폭염으로 인해 5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노인들이 고립되어 사는 이유 중 집 밖으로 나가면 젊은이들의 공격을 받거나 집을 비운 동안 도둑이 들지 모른다는 걱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신체건강과 사회적 관계 유지, 신선한 식재료 구매나 섭취에 필수적인 바깥 나들이를 못하는 미국 독거노인들의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좋은 치안에 감사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퍼트남이 <나홀로 볼링>에서 본 것처럼 폭염을 사회적 재난으로 바라보더라도, 사망문제는 집집마다 에어컨 구매/설치비와 여름철 전기요금을 보조해주는 식으로 냉방복지가 구비된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지요. 우리나라도 노인정과 마을회관 전기요금 지원으로 이들 공간이 폭염쉼터의 역할을 하고 있지요.
폭염으로 인한 진짜 문제는 농작물 경작의 어려움으로 인한 식량 문제와 사막화 가속 등의 기후변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EU국가들 외에는 일본만 탄소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다른 기후재난보다 보편적으로 가해지는 폭염이 주요 탄소배출국들의 국민들로부터 탄소세 부과에 대한 동의 여론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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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쪽
사람들은 허리케인이나 지진, 토네이도, 홍수처럼 화면을 통해 강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재난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다른 극단적인 기상이변의 사망자 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폭염이 대중적인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하는 이유는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내지 않거나 다른 기상 재난처럼 엄청난 볼거리를 제공하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폭염의 희생자들이 노인, 빈곤층, 고립된 이 등 대개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124쪽
1990년 미국 장애인법은 약물 남용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도 사회보장 혜택 자격을 누리게 했고, 시카고주택공사는 그들을 노인주택 단지에 수용했다. 안타깝게도 이 법안은 노령층 주민과 공동체에 커다란 재앙이었다. 여전히 약물을 구입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범죄에 가담하고 있던 저소득층 약물 남용자들과, 저축을 포함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작은 아파트에 쌓아놓고 사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뒤섞이자 주택단지 내의 공동생활은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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