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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묵, 이근 외 10인] 대한민국, 넥스트 레벨(2023)

독서일기/한국정치

by 태즈매니언 2023. 4. 1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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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대선 전후로 나올만한 책인데, 요즘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보면 필요할 때 나왔네요.
저는 공저자가 세 명 이상인 책들은 거의 안봅니다. 하지만 12인 중에서 이근 교수님과 임명묵 작가님, 두 분의 글이 보고 싶어서 샀지요. 역시 두 분은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이근 교수님의 글이 제목이나 발간취지와 가장 잘 어울리게 통념을 깨는 호통같아 맨앞에 배치한 게 적절했고요. 한반도 반 만 년 역사 중 지금이 최전성기인 핵심이유에 동의가 안된다면 이 책을 더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임명묵 작가님은 다들 거창하게 시작해서 이런저런 뻔한 이야기 주워섬기기로 일관하는 저출생과 지방소멸 문제에 대한 현실적이고 해볼만한 방법을 제안하고 있고요.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을 지내신 강영철님의 글도 앞의 두 분 글만큼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하는 일이 중앙정부를 도와서 규제를 설계하고 고치는 일이다보니 이런 식으로 국회와 행정부가 열심히 규제만 생산 하다보면 나라가 망하겠다 싶은 상황을 정말 잘 보여주시네요. 심각합니다 정말.
김영섭 건축사님의 글은 실무 경험에서 나온 각론들은 괜찮은데, 조망하는 큰 그림이 뭔지 잘 모르겠더군요.
홍길표 교수님은 중요한 아이템을 잘 선택하셨고 한국의 전자정부 체계의 한계도 정확하게 짚어내셨는데, 빠름과 오롯함을 갖춘 학습 스타일을 k-콘텐츠와 k-뷰티 등이 이미 장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로스 킹 교수의 한국어 교육을 통한 소프트 파워 제고 제안은 자기 관점이 뚜렷하긴 한데 챗gpt와 deepl 번역의 시대라 돈낭비일 것 같고요.
이 사이에는 절취선이 필요할 정도로 퀄리티의 편차가 큽니다.
나머지 6명의 공저자는 자기 관점없이 무난하게 현안을 요약하거나, 장광설로 페이지만 차지하고 있네요.
이 책의 공저자들과 각 분야의 복면을 쓴 패널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책에서 빼야하는 원고들을 고르고, 수정 후 게재가로 난도질을 했더라면 책의 수준이 올라갔을텐데 아쉽습니다.
이게 넥스트 레벨로 못가는 우리나라의 한계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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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쪽
정부는 2015년 민간 기업의 각종 인증 부담을 전수 조사해서 정비했다. 정부가 인증 규제 개혁에 나설 당시 중소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인증 비용은 연매출의 6%에 달했다. 6%? 적다고 생각하는가? 중소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3% 내외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중략)
2015년 당시 법정 인증은 203개에 달했다. 국무조정실이 나서서 72개를 통폐합했다. 거의 1/3을 없앤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다시 인증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증 숫자는 2015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213쪽
(앞 부분의 빌드업이 탁월한데 ㅎㅎ) 그런 의미에서 SNS는 리처드 플로리다가 말한 창조 계층이 아니더라도, 창조 계층이 수행하는 삶의 양식을 모방하고자 하는 욕구를 청년층 전반에 확산시켰다고 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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