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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 북에서 온 이웃(2022)

독서일기/북한

by 태즈매니언 2023. 5. 28.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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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주성하 기자님의 글은 타임라인에 공유될 때가 많아서 자주 봤지만 아홉 권의 저서 중에는 <평양자본주의 백과전서>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북한이 계속 중공과의 완충지대로 남아있어 주는 것이 한국을 위해서는 낫다고 보는 입장이라 통일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북에 사는 사람들을 인간방패처럼 대하자는 말을 무슨 소신처럼 할 수는 없지요.
책이 탈고된 2022년 5월 기준으로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법률 용어는 '북한이탈주민'이지만)이 약 3만 5,000명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서는 2002년 탈북한 주성하 기자님이 만나온 탈북민들 중에서 22명과의 인터뷰를 모은 책입니다. 인터뷰 대상자 중 상당수는 요즘 주성하 기자님의 콘텐츠들이 모여있는 유튜브 주성하TV의 '탈북민 인터뷰' 채널에 영상이 있습니다.
이 책에 담지 못한 탈북에 실패하는 이들의 결말, 탈북민들을 착취하고 죽음의 구렁텅이로 몰아낸 사람들도 많이 있겠지만, 책에는 아무런 조건없이 탈북민들을 도와주시고, 위험을 무릅쓴 중국인과 한국인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저는 2000년말부터 최광 선교사와 함께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거쳐 온 루트를 만들어 냈던 인천한나라은혜교회 김권능 목사님, 마흔이 넘은 나이에 캠코더를 보고 영상작업 회사까지 차린 원코리아 미디컴 허영철 대표님, 수십 억 원의 돈을 써가며 300명이 넘는 탈북민들을 탈출시켜준 김예나님(가명), 이 책에 나오는 다른 21명의 탈북민들과 달리 이색적인 탈북 에피소드나 한국사회 쳐주는 지위로 보면 내세울 건 없지만 소박한 행복을 성취하신 일조스카이 조광호대표님, 15세부터 탈북브로커로 사람들을 구출했던 하나통일관공농원 하진우 대표님까지 까지 다섯 분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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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쪽
구치소에서 한 (중국인) 검사가 이렇게 말했다.
"네(김권능님) 서류를 보니 조선에 끌려가면 무조건 죽는다. 그런데 너는 자기 동포들을 구하기 위해 네가 먼저 한국에 갈 수 있었음에도 끝까지 남았다. 너는 민족의 영웅이고 나는 너를 존경한다."
59쪽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3만 3,718명(2020년 9월 기준) 중 여성은 72%이며, 탈북민 전체의 70%는 함경도 지역 출신이다.
215쪽
외국으로 간 탈북민들을 만나 물으면 "한국에선 탈북자란 딱지를 죽을 때까지 떼지 못하지만, 해외에 나간 순간 진짜 코리안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대답이 많다. 외국에 나가면 더 이상 '노스'니 '사우스'니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어디 출신이든 해외에선 똑같은 '이방인 코리안'이 된다. 탈북민들은 일반적으로 동등한 코리안으로 차별 없는 대점을 받는 것에 무척 큰 의미를 부여한다.
228쪽
(하진우님) "아버지도 돈을 버는 때라 순전히 돈 때문이라면 그 위험한 일을 계속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사람들을 탈북시키다 보면 사명감 같은 게 생기더라고요. 시궁창에 사는 사람에게 새 삶을 선물하는 느낌도 들고, 더 중요하게는 영영 헤어질 뻔한 가족을 다시 만나게 해준다는 보람도 있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 너무 가난해 부모와 누나, 여동생과 뿔뿔이 흩어져 사는 고생을 했으니 더 그랬던 것 같아요."
314쪽
보위원 한 명이 700~1,200명의 주민을 담당했다. 보위원은 20~40명의 서약을 한 민간인 정보원을 둘 수 있다. 대략 주민 30명 중 한 명이 보위부 정보원인 셈이다. 정보원은 수시로 수상한 동향을 보고해야 하는 것과 동시에 매년 보고서를 내야 했다. 이에 대한 대가는 없었다. 나라에서 하라면 해야 하는 것뿐이었다.
보위원은 정보원과 함께 협조원도 둘 수 있다. 지장을 찍고 보위부 문서고에 서류가 보관되는 정보원과 달리 협조원 숫자는 보위원 능력대로 둘 수 있다. 노동당 기관을 제외한 모든 곳에 정보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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