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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3층 서기실의 암호(2018)

독서일기/북한

by 태즈매니언 2019. 12. 2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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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님의 이 회고록을 이제야 봤다. 별로라는 평이 꽤 있어서 미적거렸는데, 푹 빠져서 단숨에 읽었다.

 

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편인데 뒷부분에 나오는 태영호님의 자서전 부분을 읽으면서는 노예제 전제군주국 북한의 김씨왕조에 대한 반감때문에 부들부들 핏대가 설 지경이었다. 자서전 내용을 말미에 배치하길 잘하셨다.

 

션판의 <홍위병>처럼 약간 무협지스러운 르포물이면서, 주성하 기자님의 <평양 자본주의 백과사전>처럼 북한이라는 전혀 다른 사회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앞으로 한국인이 쓴 북한에 관한 책은 무조건 거르고 북한사람이나 외국인들이 쓴 책 위주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더 로드>에서도 그랬지만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참 절실하구나 싶다.

 

그런데 태영호님께서 아무리 분초를 다투어서 열심히 활동하신다고 하더라도 젊은 세대가 지금보다 통일에 더 관심을 가질 일은 생기지 않을 듯 싶다. 설령 한국의 통일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으로 바뀌고 김정은 실각 후 한국이 통일을 주도할 수 있게 되더라도 과연 평화적 통일이 가능할까?

 

태영호님의 소망처럼 김씨왕조 3대를 위해 부역한 3층 서기실 요인 이하 10%의 핵심계층들을 나머지 북한 주민들이 용서하거나 화해하고 공존하는 게 전혀 가능해보이지 않는데 말이다. 이들이 철저하게 중국이나 한국으로 소개되어야지 사회통합 유지가 가능해보이는데. 평화통일이라는 단어는 외계인침공만큼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어떻게 가능할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올해의 책 후보에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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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쪽

 

앞으로 북핵폐기의 최종단계는 결국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통한 검증인데 북한 내부의 정치범 수용소와 김씨 가문만 사용하는 '특수지역'을 수없이 가지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죽어도 CVID를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다.

 

327쪽

 

김정은 또한 할아버지 김일성과 찍은 사진 한 장 없는 손자 신세가 된 것에 분통이 터졌다. 김일성과 찍은 사진 한 장만 있었다면 스스로 '백두혈통'이라고 백 번 외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고영희도 마찬가지다. '...선군조선의 어머님'에도 그와 김일성이 같이 찍은 사진은 없다. 나는 김정은이 아이 때부터 장성택을 미워한 것으로 본다.

 

516쪽

 

노예란 남의 소유물로 되어 부림을 당하는 사람, 모든 권리와 생산수단을 빼앗기고 물건처럼 사고 팔리는 사람이다. 북한 주민에게는 인간의 기본 권리인 의사표시의 자유, 이동의 자유, 생산수단을 보유할 자유, 자기 자식을 자기가 관할할 수 있는 자유조차 없다. 단언컨대 오늘의 북한은 현대판 노예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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