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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평양자본주의 백과전서(2018)

독서일기/북한

by 태즈매니언 2018. 10. 1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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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페북에서 애독하고 있는 김일성 종합대학 출신 동아일보 주성하님께서 쓰신 신간서적. 평양 위주로 다루고 있는 이 책과 외신기자들이 쓴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을 같이 읽으니 대략 북한의 생활상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올해 9월에 탈고한 이 책이 최근의 소식까지 더 잘 담고 있다. 며칠 전에 잘못 고른 북한 소개책으로 입은 내상이 완전히 치유됐다. 가부장적이었던 북한 사회가 장마당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들의 발언권이 향상되면서 성평등 측면에서 빠르게 변해가는 모습 등 흥미진진한 내용들이 엄청 많다.

 

우리나라의 일부 장년층들이 북한을 두고 자꾸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네, 같은 겨레라고 상상 발전기를 돌리고 있는데, 이 책을 보면 북한의 사회수준과 생활상은 내전 걱정이 없는 콩고민주공화국 정도로 보인다. 3대 세습 정권은 모부투 대통령 치하를 생각하면 될 것 같고. 외모가 같고 같은 언어를 쓴다고 해서 한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이 통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진지하게 물어보고 싶다.

 

북한의 중앙당 간부들이 이 책을 구해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서울 가이드북을 한국 사람이 읽을 때 정도의 감상일지 아니면 <윤치호일기>를 읽는 개화기 조선사람처럼 자신의 부끄러운 사정이 낱낱이 노출된 사실이 불편해 화를 벌컥 낼지 궁금하다.

 

이 책에서 다루는 평양시민들이 아닌 뜯길 것도 별로 없는 지방 농민들의 생활상이 궁금한데, 이들은 외국인들도 쉽게 만날 수 없어서 그런지 알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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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도 해외에 나간 근로자들이 북한의 생활 실상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외국 파견시 합격 몸무게와 키를 정해놓고 그것을 통과하지 못하면 파견을 금지한다. 키 지표는 여성 근로자 153cm 이상, 남성 근로자 160cm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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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사법 시험이 없고 법률대학은 김일성대에만 있다. 따라서 법대 입학 자체가 곧 사법시험(이제는 변호사시험인데 ㅎㅎ) 합격이자 사법연수원 입학이다. 전국의 판검사는 모두 김일성대 선후배고 이들의 결속력과 군기는 정말 세다. 한국에 김일성대 졸업생이 적잖게 탈북해 왔지만 법대 출신은 한 명도 없다. 그만큼 북한에서 잘 먹고 잘사니 올 일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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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동영상을 보내는 도구로 USB 메모리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우선 중국에 나가 북에 팔 수 있을 만한 콘텐츠를 구해 USB 메모리에 담는다. 그러고 나서 지운다. 북중 세관에서 검열을 해도 빈 USB 메모리일 뿐이다. 이것이 북한 암시장으로 들어가면 기술자가 복원해난다. 이렇게 복원된 영상물은 북한 곳곳으로 팔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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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결혼은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유일한 낙인지도 모른다. 여행도, 문화생활도, 자아실현도 할 수 없는 북한에서 결혼을 빼면 인생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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