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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스카치가 있어 즐거운 세상(2023)

독서일기/음식요리

by 태즈매니언 2023. 8. 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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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원 기자님의 버번 위스키에 대한 책을 재미있게 읽어서 지난 달에 나온 이 책도 꽤 빨리 보게 되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스페이사이드 지역과 아일라섬에 위치한 여러 증류소들을 방문한 기록들을 담고 있네요.
저같은 사람이 증류주에 대해 학위를 따거나 양조장을 만들 것도 아니니 이 책처럼 스카치 위스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리고 각 양조/증류장에서 술을 만드는 사람들은 자기가 만드는 술의 풍미와 개성을 높이고 보다 많이 팔리게 만들려고 어떤 고민들을 했는지 정도가 딱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별 위스키들에 대한 평가야 본인이 운영하시는 유튭 채널 주락이월드에서 충분히 하고 계시고, 이 부분은 각자 취향이 다 다르니까요.
이 부분에서 기자로서 본인의 장점을 잘 살리셨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인데도 불구하고 지루하지 않았고요. 150년 넘게 현역에서 쓰이고 있는 포르테우스 제분기, 빅토리아 여왕 치세인 1881년부터 지금까지 쓰는 무쇠 당화조처럼 쌓인 전통이 만드는 스토리텔링이 스카치 위스키를 공장에서 제조한 여느 술과 좀 다르게 받아들이게 만듭니다.
단숨에 읽기보다는 이 책에서 소개된 위스키들을 마셔보고 해당 브랜드에 대한 부분을 발췌해서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빌려 읽는 분보다 사서 읽는 분이 많을 것 같아 부럽네요.
저는 오래 숙성된 블렌드 다음으로 아드벡처럼 피트향이 강한 아일라 위스키를 좋아하지만, 술은 언제 누구랑 마시느냐가 더 중요하죠.
이런 평안한 휴일 낮이라면 알콜 도수 기준으로는 희석식 소주와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커클랜드 스카치로도 만족합니다. 나중에 늙어서도 친구들하고 같이 외스키 한 잔씩은 마실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는게 꿈이고요.
나중에 면세점 쇼핑 기회가 생기면 올트모어나 탐나불린에서 만든 싱글 몰트 위스키를 한 번 구매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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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쪽
1959년 샌디 고든은 8년 이상 숙성된 글렉피딕 몰트위스크로 시제품을 만들어 '스트레이트 몰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 달에 240병만 한정 생산해 스코틀랜드 남부와 잉글랜드 북부 지방에서 팔았다. 블렌디드 위스키의 입맛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에게 통할 것인지 회의적이었지만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471쪽
이언 헌터는 금주법이 시행되자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는 라프로익 위스키를 미국 세관 직원에게 건네며 의약품 반입 허가를 신청한다. 세관 직원은 처음엔 안 된다고 했지만 이언 헌터의 권유로 라프로익 향을 맡아보더니 "약이 분명하다"라며 허가를 내준다. 미국 수출길이 막혀 스코틀랜드 여러 증류소가 쓰러지던 상황에서 라프로익은 이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로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516쪽
스코틀랜드 증류소에서는 가격대가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가격이 비싼 투어에선 특별히 핸드필(hand fill)로 위스키를 담아 가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이게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참가자들이 제품정보와 핸드필 병입 날짜까지 라벨에 직접 적기 때문에 꽤 기념이 된다.
617쪽
자급자족형 농장 증류소는 원래 스카치 제조의 원형이다. 농부가 보리를 재배해 수확하고 남으면 이걸로 자기 농장에서 위스키를 생산했다. 위스키 만들며 생긴 찌꺼기는 퇴비로 땅에 뿌려 보리를 재배했다.
(중략)
당화 찌꺼기 드래프(draff)는 농장에서 기르는 소의 살을 찌운다. 증류 찌꺼기 팟 에일(pot ale)은 퇴비로 뿌려져 보리가 자랄 땅에 영양을 공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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