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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아] 가든 디자인의 발견(2023)

독서일기/식물

by 태즈매니언 2024. 2. 25.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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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의 독립서점 단비책방에서 구매한 특별한 책입니다. 제 경우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정원에만 익숙했는데 밴쿠버 섬에서 봤던 The Butchart Gardens을 보고서 가드닝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지요.
 
저자 오경아님은 영국에서 7년 동안 조경학을 공부하고 오셔서 실무를 하시며 정원 디자인과 가드닝에 대해 여러 권의 책을 쓰신 분이시더군요.
이 책은 주로 영국 정원의 역사에서 의미있고 지금도 잘 관리되고 있어 찾아가볼 가치가 있는 열 곳의 정원을 소개하며, 이들 정원에서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부분들을 알려주는 해설서의 역할을 합니다. 오경아님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이 책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네요. 저는 분양받은 아파트 입주를 준비하면서 살아가는 집안을 취향에 맞고 보기좋게 가꾸어나가는 인테리어에 관심을 뒀고, 밭을 사고 농막을 놓으면서 텃밭 농사와 유실수 가드닝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아직 초보 주말농부이긴 한데, 내가 가진 야외 공간을 좀 더 아름답고 편안하게 꾸미고 싶은 의욕이 충만하다보니 즐거운 상상을 펼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농지법의 농막규제로 인해 실행하기엔 제약이 많다보니 갈증이 생기더군요.
저는 5도2촌 농막에 관심을 가지고 결행한 이들이 도시에 살다가 바로 전원주택을 짓는 귀촌인들과 다른 점이 건축을 하기 위해서 땅을 보러 다닐 때부터 가드닝을 중요시하는 경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처럼 건축비가 폭등한 상황에서 집을 새로짓는 것은 경제적인 선택이 아닌데, 굳이 새로 집을 지으려는 사람이라면 기존의 구축 전원주택들 중 상당수가 놓치고 있는 가드닝 공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일테고요.
20년은 더 직장생활을 해야하는 제가 당장 시도하긴 쉽지 않지만 앞으로 5~10년 사이에는 교외 농어촌 마을이 거의 소멸되어갈테니 풍광이 괜찮고 기반시설이 갖춰진 넓은 땅이 딸린 농가주택을 하나 사서 다른 분들의 육아를 대신할만한 라이프 프로젝트로 추진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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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좋은 가든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영역을 배우는 일이 필요하다. 하나는 식물을 이해하는 원예이고, 정원 내 구조물의 특성을 파악하고 디자인할 수 있는 건축, 그리고 이것을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예술 감각이다.
(중략)
가든 디자이너와 정원사는 비슷해 보이지만 하는 일이 매우 다르다. 작업의 성격적 측면에서 보자면, 가든 디자이너는 오히려 건축가와 비슷한 일을 한다.
23쪽
가든 디자이너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딱딱한 재료와 부드러운 재료의 구별이다.
(중략)
가든 디자인의 세계는 이 상반된 두 영역을 조화롭고 아름답게 구성하는 일이다.
183쪽
"정원은 나의 가장 아름다운 명작이다." (끌로드) 모네 스스로가 한 말이다. 그는 화가로서 평생을 살아왔지만 말년에 결국 자신의 최고 명작을 그림이 아니라 정원이라고 말했다. 그가 남긴 말 중에는 이런 부분도 있다. "사람들은 내 그림에 대해 토론하고, 마치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의해 내 그림을 이해하는 척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필요한 것은 그냥 사랑해주는 것이다."
259쪽
초기 정원의 모습은 남성의 공간이었다. 정치적 사회적 모임을 정원 속에서 나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정원은 여성의 공간으로 그 모습이 바뀌면서 색감이 화려해지고 진귀한 식물이 속속 등장했다. 나무를 좋아하는 남성과 키작은 초본식물을 좋아하는 여성의 취향은 분명 다르다. 중요한 것은 이 둘의 조화로움이 있어야 정원이 정말 아름다워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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