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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홉하우스, 앰브라 에드워즈/ 박원순 역] 가드닝 : 정원의 역사(2019)

독서일기/식물

by 태즈매니언 2024. 7. 1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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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영국에서 출판된 책인데 500페이지 분량으로 가드닝의 역사를 잘 정리하고 있어서 교과서로 삼을 만합니다. 제목과 편집이나 두께는 비슷해보이는 책들이 많았지만 다들 실망했는데 ,유일하게 책장에 놓고 수시로 참고할만 하네요. 가격도 책 만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괜찮고요.

정원은 지리와 기후의 영향을 받는데다, 규모에 따라 자연을 통제하기까지 하는 권력자들의 웅대한 권력과 위엄을 과시하는 공간에서 일상의 평화로움과 취향을 보여주는 소박한 곳까지 다채롭죠.

우리나라에도 궁궐이나 양반들의 별서정원은 있었지만 공공장소로서의 도시공원같은 정원의 전통이 없다보니 (공공도서관과 함께) 그 중요성이 아직도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도시계획상 도시공원의 비율은 준수해야하다보니, 우리가 접하는 도시공원은 주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사지 산길인 자연공원, LH나 재개발재건축 시행사로부터 지자체가 공공기여(기부채납)을 받아서 조성한 놀이터, 운동기구, 벤치 정도인 천편일률적인 근린공원 위주니까요.

그나마 서울숲, 서리풀공원 등 공간들이 생겨서 동네에 좋은 공원이 있다는게 얼마나 유용한지 많이들 체감하기 시작했지만, 국립세종수목원처럼 차를 타고 가야하는 공원은 아쉽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도시민들이 15~20분이면 찾을 수 있는 식물의 아름다움과 공간디자인을 고려해서 서촌의 '통의동 마을마당'같은 근린공원들을 많이 만들면 좋겠습니다.

 

통의동 마을마당 도시근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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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쪽

16세기 말에 이르러 대칭과 기하학에 대한 이탈리아의 관념이 유럽 전역에 확실히 자리 잡았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개념의 첫 번째 시도들이 방해를 받았다. 축을 이루는 배열, 그리고 건물과 정원이 쉽게 통합되는 데 적합하지 않는 중세 때 지어진 성의 불규칙한 모양 때문이었다.
(중략)
프랑스의 시골 지역은 집약적으로 경작되는 평원, 포도 덩굴과 올리브 나무를 위해 계단식으로 된 골짜기와 언덕이 있던 이탈리아의 경관과 달리 보다 평평하고 숲이 울창한 가운데 이따금씩 마을 주택 군락과 주변 농경지가 자리 잡고 있을 뿐이었다. 숲은 프랑스인들에게 환영은커녕 심지어는 무시무시한 곳으로 여겨졌다.

375쪽

적어도 서양인들에게 일본 정원은 역설이다. 자연에 대한 깊은 경외심에서 출발하지만 대부분의 서양 정원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디테일한 것들이 사람의 손으로 관리되기 때문이다.

459쪽

지난 반세기에 걸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사람들이 정원을 단순히 식물들의 보고라기보다는 하나의 문화유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데 있다. 이는 극장의 개념으로 정원을 이해하는 것에 대한 부흥을 촉진시켯을 뿐만 아니라, 공공용지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477쪽

20년 넘는 연구 결과 더넷(Nigel Dunnett)의 '픽토리얼 메도우(Pictorial Meadows'가 개발되었다. 초지의 모습과 느낌을 주는 믿을 수 있는 혼합 씨앗으로, 원래 주택가 주변의 훼손되고 방치된 곳, 공터 및 도로변의 지면을 녹화하기 위해 고안되었다. 이 혼합 씨앗은 영국 기후에 잘 자라는 북미 대초원의 강건한 식물들 위주로 자생 식물과 외래 식물을 혼합함으로써 자생 식물들만 있을 때보다 훨씬 긴 기간에 걸쳐 다채로운 꽃을 피우도록 했다.
더넷은 이렇게 썼다. "우리는 '초지 정원' 또는 '디자인된 초지'와 '자연 보전을 위한 초지'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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