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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무라 요시후미/이서연 역] 집을, 짓다(2002)

독서일기/도시토목건축

by 태즈매니언 2024. 3. 30.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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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택전문 건축사 나카무라 요시후미 선생의 책들은 거의 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못 본 책이 있더라구요. 이 분의 <집의 초심>과 비슷한 느낌의 책인데, 2002년에 이 책을 썼을 때 이미 주택을 30년 동안 100채 이상 설계했을 때셨네요.
저자가 32세에 독립해서 설계사무소를 개업하기 전 연수를 받았던 사무소가 70대의 요시무라 준조 선생의 사무소 였다니...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를 어떤 느낌으로 읽으셨을지 궁금해졌습니다.
다만, 남의 집을 100채 넘게 설계하신 분께서 평범한 맨션에 거주하셨고, 단지 10평대의 작은 여름 별장과 트리하우스가 있는 오두막을 종종 찾는다니, 아파트와 농막의 조합인 저와 비슷해서 신기했습니다.
공주 농막의 고정식 온실 앞에 투바이포 각재로 그늘을 만들어주는 퍼걸러(pergola)를 만들고 캠벨포도 두 그루를 심었는데, 이 단어의 어원이 이탈리아어로 '포도덩굴 시렁'이었다고 알려준 요시후미 선생덕분에 저도 손뼉을 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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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언젠가 오두막과 집을 비교해본 후에 <오두막>에는 있고 <집>에는 없는 무언가를 찾아내고 그것이 오두막만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둥지를 짓는 본능>이라는 말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23쪽
저는 집을 <문을 차단된 상자>, 즉 <방들의 집합체>로 만들고 싶지는 않습니다. 집이란 모름지기 하나의 지붕 아래에 있는 하나의 공간, 즉 열린 느낌을 주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나로 개방된 듯한 공간감을 가장 잘 주는 것이 다름 아닌 오두막이지요.
52쪽
무언가를 만졌을 때 손으로 전해지는 느낌을 확인하고 그 느낌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애착은 이성이나 지성으로 판단하기 이전에 이미 촉각이라는 원시적인 감각으로 인해 생겨납니다. 저는 손에 닿는 느낌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래서 집을 설계할 때 어딘가에 그 집만의 촉감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을 꼭 만들어 두고 싶어합니다. 손으로 직접 그곳의 감촉을 느끼고 그 살갑고 정겨운 촉감을 쌓아가면 집에 대한 애정도 그만큼 깊어지니까요. 손의 촉감이, 몸의 감각이 그 집을 더없이 애틋하게 기억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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