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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도쿄를 바꾼 빌딩들(2024)

독서일기/도시토목건축

by 태즈매니언 2024. 4. 2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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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갓 나온 신간서적을 읽는 즐거움을 제대로 누렸네요.
 
제가 두 달 전에 일주일 정도 시부야 여행을 다녀오면서 지구상에서 도시 라이프스타일의 최첨단을 달리는 지역의 공간들을 경험했던 기억들이 아직 휘발되기 전이라서 더욱 생생하게 읽었습니다.
 
규슈의 관문 후쿠오카역보다 못한 서울역의 모양새나 제정된 이후로 단 한 번도 법에 근거한 개발이 이뤄진 적이 없는 역세권개발법, 시공사들이 주도하는 재개발사업 등을 보다가 일본 도쿄역 광장과 가스미가세키, 오모테산도와 아오야마, 시부야, 나카메구로와 다이칸야마의 거리들을 걸어보면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책에서 추천한 도쿄의 도심 복합개발사례 중에 절반 정도는 가본 곳이지만 이 책을 읽고서 훨씬 풍부한 맥락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신에 책을 덮고나서 저희집 거실에서 내려다보이는 세종시 중심상업지구에 위치한 스트리트몰 '어반 아트리움'의 야경을 보니, 이 책에서 소개된 공간들 사이의 거리가 1인당 GDP 1천불 수준과 6만 불 수준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나보인다는게 서글프네요.
 
공원의 유지관리에 부담을 느끼는 지자체가 민간투자를 유치해서 공원의 편의성과 공간품질을 높이는 사업모델이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시부야 미야시타파크는 4층 옥상의 잔디밭이 공원이라고 하기엔 민망하고 구색갖추기 수준이라 가뜩이나 녹지가 부족한 시부야에 어울리는 기획은 아니었던 것 같고요. 저자 박희윤님께서도 추천해주신 기타야파크는 규모는 작지만 가까운 주민들에게 오아시스같은 공간이 되어주는 우리동네에 있으면 좋겠다 싶은 작은 근린공원이었습니다.
다음 번 도쿄 여행 때 이 책을 들고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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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쪽
 
일본의 디벨로퍼들은 1990년대 버블붕괴에 이어 2000년대 이후 부동산금융위기 등이 계속되자 지속적인 자산가치 상승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단기적인 분양이익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운영수익과 매각 시 매각이익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교외보다는 도심에 안정적인 자산을 확보해야 했다. 2000년대 이후 도심에 개발사업이 집중된 것도 그 때문이다. 아울러 개발과정을 통해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리 멋진 건축설계를 하고 상품을 만들어도 지역에 대한 인식이 변하지 않으면 임대수익과 자산가치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같은 지역에서 경쟁했던 거 ㄴ물주와 디벨로퍼들이 함께 지역의 이미지를 바꾸고 어떻게 활성화할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137쪽
 
상업활성화를 위해서는 '2핵1몰 구조'가 필요하다. 사람을 그 지역으로 끌어모으는 집객장치를 으레 '자석'에 비유하는데, 자석이 하나만 있으면 사람들이 그 자석 건물에만 머물며 지역을 돌아다니지 않는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일정 거리를 둔 2개의 집객 거점을 만들고 그 거점 간의 거리를 매력적으로 가꿀 때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156쪽
 
나는 도쿄가 어떤 도시인지 이야기하고 싶을 때 종종 됴쿄역 앞 광장과 시부야역 앞 광장을 보여준다. 이 두 공간이야말로 도쿄의 경관을 대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략)
서울의 얼굴은 어디이고 다른 도시와 비교해 어떠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가? 도시경쟁력과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은 의외로 멀리 있지 않다.
 
165쪽
 
건물 하나의 수익성만 보는 게 아니라 지역 전체의 자산가치 상승과 지속성을 원한다면 고급 호텔을 전략적으로 유치해야할 때도 많다.
 
250쪽
 
오랜 불황을 겪으며 지자체의 예산 부족으로 낡은 공원을 수리하거나 관리하기도 버거울 정도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도 입한 것이 민간이 낙후된 공원에 편의시설을 새로 만들고 그 임대료로 공원을 유지관리하는 공모설치관리제도(Park-PF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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