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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화 : 올해도 어김없이 조적

아무튼, 농막

by 태즈매니언 2024. 4. 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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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농막>
166화 : 올해도 어김없이 조적
사전투표를 했으니 오늘도 밭에 왔습니다. 꽃단지와 복숭아꽃 튤립 때문에 밭 입구의 첫인상은 아마도 지금이 가장 좋을 때인듯 싶습니다. 이런 날엔 지인들 초대해서 바베큐 파티를 해야하는데 일거리가 많네요.

 

지천으로 핀 서양민들레 꽃이 예쁘긴한데 저걸 다 그냥 놔두면 뿌리가 땅속으로 15cm 이상 뻗고 홀씨 날려서 내년엔 더 심해지겠죠? 그래도 다른 일로 바빠서 그냥 보고 맙니다.

일단 슈퍼마켓에서 사놓고 먹을 일이 없어 싹이 나기 시작한 감자를 잘라뒀다가 가져왔습니다. 텃밭이 7평이니 뿌리채소는 안심으려고 했는데, 감자는 꽃도 예쁘니까요.

 
슬슬 밭일을 하는데 뒷집 김선생님께서 병천순대국을 같이 먹자로 부르셔서 한 그릇 얻어먹고 왔습니다. 사모님께서 만드신 머위무침도 참 맛있더라구요.

 

김선생님께서 야외 평상 옆에 작두콩 종자를 두셨길래 염치불구하고 여섯 알 얻어왔습니다. 마침 지금이 딱 파종시기고, 작두콩깍지는 엄청 큰데 의외로 키는 1m 남짓이라네요. 발아율이 좀 낮다는데 몇 개나 나올지 기대됩니다.
 
지난 주말에 뼈대를 다 세운 비닐하우스에 비닐을 씌우는 작업을 하시더라구요. 보기만 그럴듯한 고정식 온실말고 저도 비닐하우스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볼 때마다 후회됩니다.

 

복숭아꽃은 지금이 절정이네요. 가까이서 보면 정말 예쁜 꽃입니다. 생육 위도도 제한적이고 쉽게 물러지고 보관성이 떨어져서 복숭아를 생과로 먹을 수 있는 인구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하네요.

 

그늘막에 잎을 드리우라고 밭 입구에 심은 캠벨 포도 두 그루도 잎눈이 틔기 시작하길래 잡초들 싹 걷어내고, 묵은 퇴비를 좀 뿌려줬습니다. 작년에는 겨우 한 송이 수확했는데 올해는 제대로 수확을 했으면 좋겠네요.

 

벽돌쌓기는 힘들어서 이제 그만하고 싶었는데 농막 앞부분도 자갈을 좀 더 걷어내야 할 것 같아서 힘들게 걷어내고 매년 잡초들과 씨름하느니 앞에도 틀밭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아내의 허브텃밭을 만들면 딱 좋을 것 같거든요. 머루포도 덕분에 한여름에도 덜 무더울테니 반그늘을 좋아하는 작물들을 심어도 좋고요.

작은 코나지만 100mm*100mm*1m 화단경계석 10개는 거뜬히 나를 수 있더군요. 20개도 들어가긴 할 것 같은데 서스펜션에 무리가 갈까봐서 두 번으로 나눠서 날랐습니다. 개당 8천 원씩 16만 원.
 
제 스타일대로 대충~ 틀밭 기초 수평을 잡았습니다. 머루 포도 두 그루가 트렐리스를 타고 올라서 자라고, 틀밭에서는 허브가 자라면 보기 꽤 괜찮겠죠?

 

어차피 남은 적벽돌도 많아서 쓰려고 벌인 일지만 벽돌 쌓을 일 생각하면 으으..
어느새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정리하고 가위로 미나리를 좀 잘라왔네요. 오늘 저녁식사는 페친 남승국님께서 알려주신 레시피와는 좀 다르지만 아내가 차려준 생미나리 비빔밥. 계란은 물론 저희 밭 청계들이 낳은 거고요.

 

봄이 되서 이렇게 밭일을 할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167화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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