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20년과 15년 가량 언론계에서 종사해온 배터랑 기자 두 분이 함께 쓴 책인데 미국과 '영국 및 EU국가들'을 대비해보면서 강점과 약점을 분석한 책입니다.
이미 이 책을 골랐을 때부터 미국과 서유럽국가들의 강점과 약점을 열 개씩 머리 속에서 꼽아보고 비교해봤는데요.
결국은 역사적 경로와 지정학의 제약이 큰 틀을 결정지은 셈이라 정치인이나 국민들의 결단을 가져올만한 '전쟁'과 같은 사건이 없는 이상이 현재의 구도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격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올 연말 미국대선의 결과와 무관하게 EU가 과연 미국의 국방비 지출이 NATO 예산의 70%에 달하는 상황을 타개하고, 미군의 개입이 없이도 EU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스스로 대처해서 방어할 정치적 의지와 능력이 있는지부터가 회의적이라서요.
중산층 이상을 기준으로 보면 1950년대생까지는 미국이나 서유럽이나 모두 만족스러웠겠지만 1960년대생부터는 꾸준한 자본시장의 번성으로 401K 퇴직연금의 혜택을 누릴 미국인과 낮은 가처분 소득을 감수하게 해줬던 후한 퇴직연금의 지급시기가 늦어지고 지금금액도 조금씩 깎여가는 유럽인의 차이가 벌어진다고 보입니다. 1980년대생 세대까지는 일자리나 급여수준이나 유럽인들이 불만을 가질만한데 그래도 긴 휴가기간이나 상대적으로 덜 경쟁적인 직장문화로 감수가 가능하겠지만, 1990년대생 이후의 EU 청년층들 입장에서는 자부심을 갖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더구나 불법체류 이민자들의 유입경로, 기후변화로 인한 여름철 폭염의 피해도 미국보다 EU국가들이 크니 원.
물론 미국도 공립학교 초증등교육의 낙후, 마약, 총기 등의 문제가 사슬처럼 엮어서 낳고 있는 빈곤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고, 빈부격차가 극단적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산적한 문제들을 나열해서 봤을 때는 EU보다야 훨씬 수월하게 대처할 수 있어 보입니다.
한국이야 이미 조귀동 작가님의 경고처럼 이탈리아형 선진국으로 가고 있지만, 가긴 가더라도 그 길이 그다지 전망이 밝지 않은 길이라는 사실은 인식하도록 도움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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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쪽
룩셈부르크는 이곳에 실제로 거주하지 않고 이웃 나라에 살면서 국경을 넘어와 일하는 근로자의 비중이 높다. 이들은 룩셈부르크의 GDP를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하지만, 1인당 GDP를 계산할 때 분모인 '거주자 수'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중략)
아일랜드의 1인당 GDP에도 숨으 그림이 있다. 아일랜드 GDP는 다국적 제약, IT 기업의 생산 활동에 기댄 부분이 크다. 법인세가 유럽 최저 수준인 나라라서 글로벌 기업들이 유럽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중간 경유지이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중앙은행은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이 가져가는 수익을 배제하고 계산하면 아일랜드의 1인당 GDP가 EU국가 중에서 8~12위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112쪽
유로존 내 거래를 빼고 국제 결제 시 통화별로 차지하는 비중을 집계하면 달러가 59.1%로 월등하고 유료화는 13.61%로 확 쪼그라든다.
118쪽
2023년을 기준으로 보면 미국의 GDP대비 시가총액은 170%에 달했는데, GDP 대비 은행대출이 85%인 것을 고려하면 자본 시장의 규모가 큰 편이다.
반면 유럽은 주식시장 시총이 GDP의 68%이고, 은행 대출은 300% 정도다. 미래에셋증권 김성근 애널리스트는 "수익이 발생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신생 테크 기업들 입장에서는 은행 대출보다는 자본시장에 기대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했다.
(자본지장 중 개인투자자의 비중도 미국은 25%, EU는 5~7% 수준)
153쪽
자영업자를 제외한 월급 생활자 기준으로 2022년 미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1,822시간이다. 같은 기준으로 프랑스는 1,427시간, 독일은 1,295시간으로 감소한다. 미국인 월급 생활자가 독일인 월급 생활자보다 연간 500시간 넘게 일을 더 한다는 것이다.
297쪽
프랑스에서는 1,700만 명이 연금 생활자인데, 이 숫자는 고령화 추세를 타고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21년 프랑스인들에게 지급된 연금은 원화로 480조 원대인 3,380억 유로(프랑스 GDP의 13.5%)에 달할 정도다.
300쪽
OECD는 2060년이 되면 회원국들의 평균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이 66.1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데 OECD가 전망하는 2060년의 EU 27개 회원국의 연금 수령 개시 연령도 똑같이 66.1세다. (중략) 국가의 든든한 보장으로 여유로운 노후를 즐길 수 있다는 유럽의 장점이 점점 퇴색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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