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대 로스쿨 출신으로서 기분 좋은 소식들이 이어지네요. 며칠 전 시립대 1기 김정욱 변호사님이 차기 대한변협 회장으로 당선이 되었고, 2기 동기 김민규, 이상훈 변호사가 함께 쓴 책이 나왔습니다. 로스쿨 동기가 쓴 책을 선물받아 읽은 거라 아무래도 제가 찾아서 읽은 책을 볼 때랑 다른 느낌으로 읽었네요.
'N잡러'란 말처럼 소소하게 부업 삼아 한다면 당연히 개인사업자도 좋지만, 소위 스타트업 창업했다고 말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창업에 따라오는 법무적인 지식들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직접 알지는 못하더라도 물어보고 검색해서 관련 내용들을 습득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도 안된다면 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기 힘들거라 생각하고요. 그래서 저도 해본 적이 없으면서도, 스타트업 창업자라면 법인설립 셀프등기하고, 동업계약서 쓰는 정도는 찾아보면서 직접해내야 한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하고자 마음먹은 이들에게 법인을 설립해야고, 사무공간을 구하고 동업자와 몇 명의 근로자를 관리하는 초기 단계까지 안착하는데 필요한 법무지식들이 담겨 있네요.
제1저자인 김민규 변호사는 2010년 저랑 같이 로스쿨을 다닐 때에도 인기있는 아이템을 해외직구해서 온라인으로 팔면서 쏠쏠한 부수입을 올리던 친구였는데, 변호사일도 스타트업 법률자문쪽을 많이 해왔군요.
스타트업을 하려면 왜 법을 숙지해야 하는지 -> 개인사업자 or 법인창업 장단점 -> 자본금 마련 -> 동업자와 직원의 채용 -> 계약의 체결 - 사업공간 마련 -> 분쟁해결법 -> 스타트업의 종료 순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법률서적을 주로 출판하는 출판사인 '박영사'에서 나온 책이라서 책 모양은 요즘 나오는 세련된 단행본들과 달리 좀 투박하지만, 123-132페이지에 나오는 동업계약의 중요성과 추천기재사항, 샘플양식만 봐도 책값 2만 원은 뽑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내법에 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이 책에서 자본금 확보 방안으로 비중있게 언급하는 ICO를 통한 자금조달은 장현국씨의 위믹스 사태 등 국내에 많은 피해자들이 생긴 상황을 감안할 때, '와디즈' 판매자보다 신뢰성이 없는 유사수신행위에 가깝다고 생각되네요. 그래서 저는 부정적인 의견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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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쪽
결국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곧 법률 공부를 시작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법인 설립 및 등기, 동업 계약서나 주주간 계약서 작성, 거래처와의 계약서 체결, 직원 채용 시의 근로계약서와 각종 근로 관련 법규 준수, 분쟁 해결을 위한 내용증명 작성 및 소장 접수, 개인정보 처리, 상표 및 특허 출원까지 사업과 법률은 밀접하게 연결되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이를 사업화시키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규제의 벽에 부딪혀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앟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템을 구상하는 초기 단계부터 법률적 검토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49쪽
이론적으로 100원을 자본금으로 하는 주식회사도 설립이 가능한 것이죠. 그렇다고 정말 100원으로 자본금을 설정하면 세무서 담당 직원의 따가운 눈총과 질문공세를 받게 되실테니 자제가 필요합니다. 실무적으로는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정도의 자본금이 적정한 최저 자본금으로 고려됩니다.
56쪽
수권주식의 수는 향후 엔젤투자, 시리즈A, 시리즈B 투자 시 발행할 주식 수 등을 미리 계산해보고 예측 수량보다 여유 있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수권주식의 수에 여유가 없다면 수권주식 수를 변경하기 위한 주주총회를 개최하여야 하고, 이를 반영하는 변경 등기 이후에야 변경된 수권주식 수의 범위 내에서 이사회를 개최해 주식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63쪽
처음부터 차후의 투자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정관에 종류주식 관련 사항을 포함시켜 두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중략)
자본금 10억 미만인 스타트업이라면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을 활용해 더욱 간편하게 법인 설립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중략)
온라인 법인설립시스템을 사용하다 보면, 시스템 접속이 불안정하거나, 등록면허사 납부 등의 결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중략) 이럴 때는 지체 없이 상담원에게 전화를 걸어 원격제어 서비스를 받는 것이 최선입니다. 제가 주위의 여러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도와주면서 이 문제를 여러 번 겪었지만, 상담원의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104쪽
이더리움 블록체인은 스마트 콘트랙트라는 강력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블록체인상에서 자동으로 실행되는 계약을 의미하며,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체결되거나 실행됩니다. 많은 ICO 프로젝트가 이 스마트 콘트랙트 기능을 활용해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그 위에 토큰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115쪽
사실 ICO는 사업가가 임의대로 작성한 백서를 믿고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어서, 기성 투자에 비해 투자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에는 ICO를 진행한 기업들이 백서와 달리 부실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투자자들이 제대로 투자금을 환수받지도 못하는 등의 사기 피해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199쪽
정부는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그중 일부는 영세 스타트업에게 사무공간을 제공하는 과제도 포함됩니다. 특정 정부 사업에 선정되면 일정 기간 동안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사무공간을 사용할 수 있어, 초기 자본이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4명이 근무할 수 있는 공간을 월 5만 원 정도에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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