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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수] 재미있는 자전거이야기(2011)

독서일기/자전거

by 태즈매니언 2014. 7. 1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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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자전거를 타온 기자출신의 동호인이 월간 <자전거생활>에 연재했던 '자유롭고 아름답고 강한 두 바퀴'에 대해서 쓴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우선 나는 이 책 덕분에 자전거가 인류의 발이 된 과정에 대해 처음으로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두 바퀴의 목마 -> 핸들 -> 페달 -> 하이휠 자전거 -> 안전자전거 -> 공기타이어 -> QR레버 -> 변속기 의 순서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자전거의 형태를 갖춘 사실과 미래적인 느낌을 주는 리컴번트가 무려 1930년대에 프랑스에서 발명되었다는 사실, 1960년 알렉스 몰튼 박사를 시초로 한 미니벨로, 1960년대 말의 BMX, 1970년대 초 캘리포니아 젊은이들이 산에서 타던 산악자전거의 태동 등 이백 년 가량인 자전거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었다. 


자전거에 대한 어록도 접할 수 있었고.


"기계문명이 날로 발달하는 요즘 자전거를 타는 문화는 시대를 역행하는 흐름이락 ㅗ보는 시각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자전거는 시대를 앞서가는 노력의 산물이자 많은 사람이 뒤섞여 생활하느라 혼잡해진 도로의 제약을 넘어서기로 마음먹은 수많은 사람들의 의지의 표현이다.(펠리체 지몬디)"


"아홉 살부터 열일곱 살까지 나는 대체로 자전거를 타면서 휴일을 보냈다. 이것은 내가 받은 최고의 교육이었으며 학교 교육보다 훨씬 더 좋았다.(프랭클린 D. 루스벨트)"


"인생은 자전거 타기와 같다. 균형을 유지하려면 계속 움직여야 한다.(앨버트 아인슈타인)"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어른을 보면서 인류의 미래가 비관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H. G. 웰즈)"


"자전거에는 항상 무엇인가를 붙일 수 있다. 그러나 더 이상 떼어낼 것이 없는 상태가 있다. 그것이 바로 고정기어 자전거다.(그램 오브리)"


내가 그리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제2부 <세계의 대회>와 제3부 <위대한 챔피언> 장장에서 '뚜르 드 프랑스', '지로 디탈리아', ' 벨타 아 에스파냐'와 같은 로드사이클링 대회와 사이클의 챔피언들에 대해서 귀동냥하면서 읽을 줄도 몰랐던 'Eddy Merckx'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도 처음 알았다. 


자전거의 역사에 대한 제1부 다음으로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제4부 자전거의 세계였다. 만화 <내 마음 속의 자전거>에서 나온 것처럼 결혼 프로포즈는 탠덤 자전거로 하는게 가장 낭만적인 것 같다.(탠덤이 '두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뜻하는 단어란다.) 리컴번트, 미니벨로, BMX, 산악자전거, 고정기어 자전거(픽시), 자전거 메신저의 세계까지 충실하고 흥미로운 내용들이었다. 


나처럼 로드사이클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1부와 4부만 읽어도 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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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쪽


리컴번트의 가장 큰 장점은 속도라 빠르다는 것이다. 리컴번트는 인간의 힘을 이용한 수송 수단 중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가지고 있다. 캐나다의 샘 휘팅햄은 2008년 9월 18일 자전거 전체가 유선형 덮개로 덮인 리컴번트 자전거 바르나 디아볼로를 타고 시속 132.47km를 기록했다. 탁 트인 곳이라면 리컴번트는 놀라운 속도를 낼 수 있다. 유선형의 형태로 공기저항이 적은 데다 허리를 지탱하는 데 필요한 힘을 페달에 쏟을 수 있어 다리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컴번트의 또 다른 매력은 안전하고 편하다는 점이다. 리컴번트는 타는 자세가 낮고 지면에 가깝기 때문에 넘어져도 덜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편하게 앉아서 탈 수 있다. 이런 자세로 자전거를 타면 긴장이 덜하고 장거리를 달리거나 여행하기에도 좋다. 


리컴번트도 몇 가지 단점이 있다. 리컴번트는 언덕을 오르기가 힘들다. 또 주행자세가 낮아 주변의 운전자들이 리컴번트를 잘 볼 수가 없다. 리컴번트는 길기 때문에 혼잡한 도시에서는 기동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리컴번트 자전거가 주목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자동차의 가장 큰 장점인 덮개를 자전거에 장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엎개는 비를 막고 추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다. 바로 이런 장점 때문에 리컴번트는 미래의 교통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자전거로 꼽히는 것이다. 


259쪽


바퀴가 작은 자전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부터다. 소형 자전거 개발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은 바로 영국의 알렉스 몰튼 박사다. 몰튼은 차량용 충격완화장치 전문가로 아주 유명한 엔지니어였다. 당시 영국에서 나온 '미니' 자동차의 고무스프링은 그의 작품이었다. 몰튼이 자전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56년  일어난 '수에즈 운하 사태'때문이었다. 수에즈 운하 사태로 오일 쇼크가 발생하자 몰튼은 자원고갈에 대비해 자전거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자전거에 눈을 돌렸다. 


310쪽


메신저는 대도시에서 생기는 대재앙의 현장에서도 최후의 교통수단이 된다. 일본에서 고베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자전거가 유일한 것이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진 같은 중대한 재난이 발생했을 때 메신저들이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메신저 단체와 함께 응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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