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이 책은 연암 박지원의 저작이나 인생 역정에 대해 다루지 않았다. 그저 연암이 안의 현감을 지냈던 5년 동안의 시기를 죽기 직전에 회상하는 구조로 짜여진 책이다.작가는 그 5년이 박지원의 인생 중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라고 판단한 것 같다.괜찮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이용후생을 실천할 수 있었던 시기이고, 조선시대 현감의 평균 임기를 생각했을 때 5년이면 이례적으로 긴 시기이니 아무래도 보통의 현감처럼 1~2년 남짓 찍고 떠나는 식은 아니었으리라.
그런데 소설을 읽는 입장에서는 이은상씨의 동의보감처럼 어디까지가 고증이고 어디까지가 창작인지 잘 구별이 안간다.그리고 두 노복과 임복수, 대장장이 민가, 죽월 등등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전형적인 사극 드라마의 감초캐릭터처럼 밋밋하고 특색이 없다.
심지어 잠깐 등장하는 지리산 자락의 주모나 함안군수와 같은 캐릭터들은 연암 박지원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캐릭터로서도 너무 엉성해서 이게 무협소설인가 싶을 정도였다.
이 소설을 가지고 사극 드라마 미니시리즈를 만든다면 괜찮겠지만 책 자체로는 많아 아쉽다. 뭐 내가 연암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그의 저작들을 더 많이 접해봤더라면 느낌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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