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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2014)

독서일기/국내소설

by 태즈매니언 2014. 11. 2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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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관씨의 <고래>와 <고령화 가족>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단편들은 내가 읽었던 두 편의 장편만은 못한 느낌이네. 


<동백꽃>은 괜찮은 리메이크였지만, <봄, 사자의 서>는 현학적이었고 춘래불사춘의 왕소군이야기는 불필요한 군더더기같아서 영.. <왕들의 무덤>, <파충류의 밤>은 요즘 은희경씨 소설같은 느낌. 출판계 사람들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 별로 안좋아한다. --;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와 <우이동의 봄>이 묘사가 구체적이고 천명관씨의 장편소설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다. <전원교향곡>과 <핑크>는 괜찮은 느낌의  소품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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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쪽


그는 이제 노화와 맞서 싸우는 중이었다. 하지만 패배가 자명한 싸움이었다. 단단한 대리석조차 고운 모래가 되어 스러지는 게 세월이니. 복숭아 과육처럼 상하기 쉬운 육체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냉동창고가 왜 필요하겠는가!

(참고로 일용직 노동자인 주인공이 품파는 곳이 냉동창고임)



146쪽


두 사람은 자신들이 이미 종착역에 도착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닫고 있었다. 잊으신 물건 없이 안녕히 가시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온 지는 오래였고 승객들도 서둘러 짐을 챙겨 모두 기차에서 내린 뒤였다. 하지만 그들은 아무 대안도 없었고 아무 데도 갈 데가 없었다. 그래서 멈춰 선 기차 안에서 차마 내리지 못하고 그저 무력한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앉아 있는 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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