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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드 사드/김태훈 역] 소비본능(2011)

독서일기/경제학

by 태즈매니언 2015. 2. 1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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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와 같은 레바논 출신 망명자 집안의 학자의 명민한 책. 다만 좀 더 난삽하긴 하다.


진부하고 단편적인 사례들을 입맛대로 취사선택한 부분들이 종종 거슬리지만 진화심리학과 현대 물질문명의 중심축인 소비주의를 결합한 분석틀이 유용한 책이다. 문화인류학, 행동주의 경제학과 진화심리학이 적절히 결합되면 유용한 분석이론이 나오지 않을까?


이십대 초반에는 문화 상대주의와 구조주의에 매력을 느껴서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하는 케이스들에 매혹되곤 했었는데 지금은 게걸음을 걸으면서 반대편으로 옮겨왔구나 싶다.


인류학과 진화심리학의 연구성과물을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마케팅에 적용시키는 저자의 스타일은 아쉬웠지만 진화론자로서 종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은 압권이었다. 이 부분은 정말 재미있지만 분량의 압박이 커서 따로 옮겨적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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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쪽


굴과 조개는 마비성 패류 중독을 일으키는 위험한 생물 독소를 지닐 수 있다. 그것을 섭취하면 심한 경우 식후 30분 만에 사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육안으로는 오염 여부를 판별할 수 없고, 수질을 통해서도 오염 가능성을 판단할 수 없다. 다른 동물들(바닷새 등)이 그것을 먹는 것으로도 오염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오염된 패류를 조리해도 생물 독소는 제거되지 않는다. 끝으로 기온이 오를수록, 그리고 유통과정에서 냉장이 안 될수록 오염 가능성은 증가한다. 기온이 높고 냉장이 안되는 청동기시대의중동 지역은 패류를 먹기에 적합한 조건이 아니었다. 고대 유대인들은 생물 독소를 몰랐고, 시각적 정보를 통해 오염 여부를 판별할 수 없었기 때문에(따라서 문화적 학습을 통해 전승할 수 없었다.) 패류 섭취를 금지하는 '성스러운' 칙령을 전달했다. 


79쪽


소수의 도시(뉴욕 등)을 제외한 대다수의 미국 도시는 걸어 다니기가 어렵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1일 최소 요건인 천 걸음을 채우지 못할 뿐만 아니라, 야외보다 차 안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2006년 <미국 도시계획협회 저널>은 도심 주거지의 도보성은 주민들의 평균 체중과 상관관계를 지닌다고 지적했다. 


87쪽


인류학자 윌리엄 브라운과 그의 동료들은 남성의 춤 실력이 표현형(유전자와 환경의 영향에 의해 형성된 생물의 형질)의 자질을 나타내는 한 척도인 목의 대칭성과 상관관계를 이룬다는 사실을 밝혔다.


109쪽


피부 상태는 잠재적 여성 배우자에 대하여 귀중한 정보들을 말해 준다. 예를 들어 기미와 솜털이 적고 부드러운 피부는 낮은 안드로겐과 높은 에스트로겐 수치를 말해 준다. 또한 여드름을 가진 여성의 83퍼센트가 다낭성 난소증후군을 갖고 있다. 


137쪽


조부모가 손자에게 투자하는 정도는 유전적 연계의 확실성에 의해 좌우된다. 4명의 조부모 중에 외할머니는 부성 불확실성에 직면하지 않는다. 반면 친할아버지는 부성 불확실성의 두 가지 출처, 즉 각 세대에 하나씩 불확실성에 직면한다. 따라서 외할머니가 손자에게 가장 많이 투자하고, 친할아버지가 가장 적게 투자하며, 나머지 두 조부모는 중간 정도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158쪽


아랍 문화가 이처럼 환대에 대한 확고한 풍조를 갖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일부 학자들은 그 기원이 베두인 사회에 있다고 주장한다. 피로와 배고픔, 갈증을 비롯한 끝없는 고난 속에 험한 사막을 건너야 한다고 상상해 보라. 그 때 이방인들의 환대에 의존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안도감을 주는 보험과 같다. 이 점은 기아에 대비한 보험이라는 호혜적 이타성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나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181쪽


인간이 150명 미만의 집단 속에서 살도록 진화했다는 던바 수를 상기해보자. 여러 연구에서 페이스북 이용자의 평균 친구 수는 예상대로 150명 수준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참고로 미국 결혼식의 신랑 신부 평균 하객수도 각각 150명 내외라고 함)


240쪽


최근에 이뤄진 한 연구에서 촉각을 통해 측정한 결과 선천적인 시각 장애인도 허리 대 골반 비율에 대한 비슷한 선호를 드러냈다. 이런 발견들은 미의식이 사회적, 자의적으로 구성된다는 주장을 비현실적으로 만든다.


341쪽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생각을 바꾸는 것과 그럴 필요가 없음을 증명하는 것 사이의 선택에 직면했을 때, 거의 모두가 바삐 증거를 수집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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