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여행 때문에 집어들었던 <미국의 역사(An Outline of American History)>의 나머지 반절을 다 읽었다. <교통개발연구원> 이라는 옛직장명이 주는 오래된 느낌처럼 주한미대사관이 2004년에 펴내서 배부한 책이라 업데이트가 안된 어용서적일 것 같은 첫인상과 달리 의외로 중립적인 입장에서 자국의 역사를 서술한 책이었다.
고전적인 웨스턴 영화에 나타나는 철도자본가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와 스타인벡이 <분노의 포도>에서 묘사한 농민의 참상이 왜 1930년대 중반에 유독 심했는지, 막연하게 소비자운동을 주창한 변호사 출신 시민운동가로 알고 있었던 랄프 네이더가 자동차 안전입법의 선구자였다는 사실을 알게된 것도 소소한 수확
적어도 한 세대가 지나면 그 이전 세대의 공과를 냉철하게 평가할 수 있는 미국의 저력이 부럽다. 증오와 선동으로 점철된 진영논리가 지배하는 나라의 국민이라서 더 부러운 부분이었다. 식민과 분단, 전쟁이라는 안좋은 환경이었던 나라와 풍족한 자원과 양대양으로 인한 격리가 주는 보호 속의 안온환 환경의 나라를 같이 놓고 비교해서는 안되겠지만.
기회가 되면 린든 존슨 대통령에 대한 책을 찾아서 읽어봐야지.
"시민의 투표권은 인종이나 피부색, 또는 과거 노예 신분이었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나 주 정부로부터 거부되거나 축소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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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7쪽
이주민들이 서쪽으로 멀리 진출할수록 이들이 생산한 농산물은 그만큼 더 많이 철도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농부들은 비싼 값에 생필품을 사서 써야 했다. 동부의 공업 부문 종사자들을 지지 기반으로 삼던 의회가 오랫동안 보호관세 정책을 지켜온 결과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중서부와 서부의 농민들은 부동산을 은행에 저당 잡히고 점차 더 많은 빚을 끌어다 써야 했다.
323쪽
미국 농민들은, 미국의 높은 수입 관세 때문에 피해를 입은 나라들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바람에 그곳엔 농산물을 수출할 수 없었다. 세계 시장의 문은 천천히 닫히기 시작했다. 1930년대 경기 침체가 시작될 무렵에 농업 부문은 이미 허약할 대로 허약한 상태에 놓여 있었다.
336쪽
1935년부터 1938년까지 거센 바람과 모래폭풍이 '황진지대'로 알려진 남부의 대평원 지대를 강타했다. 농작물과 자동차 그리고 기계가 파괴되었고, 사람들과 동물들이 다쳤다. 대략 80만명이나 되는 이주 농민들이 1930년대와 1940년대에 아칸소와 텍사스,미주리, 오클라호마를 떠났다. 이들은 대부분 약속의 땅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중략)
정부는 1935년 토지개량사업이라는 형태로 지원에 나섰다. 반복적인 경작으로 토양의 질이 떨어져 있었고 게다가 바닷바람까지 토양의 질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 했는데, 이 토양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농민들에게 가르쳐준 것이다.
401쪽
존슨 행정부는 또한 승객 및 화물 수송의 안전에 관해서도 특별히 강조하고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는 랄프 네이더라는 젊은 변호사의 노력도 컸다. 네이더는 <아무리 천천히 달려도 위험하다.: 위험한 미국 자동차>라는 책에서, 수많은 차들이 저속에서 발생한 사고에서도 승객을 치명적인 부상이나 죽음으로 몰고 간다며, 자동차 회사들이 차의 맵시를 위해서 승객의 목숨을 희생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위험한 몇몇 차종을 적시하기도 했다. 1966년 9월 , 존슨은 2개의 수송법안에 서명했다. 하나는 주 정부에 수송안전을 위한 사업기금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자동차와 타이어를 대상으로 하는 연방 안전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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