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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네하시 코츠/오숙은 역] 세상과 나 사이(2015)

독서일기/미국

by 태즈매니언 2017. 4. 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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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보게된 이유는 산타크로체님의 폭력과 범죄에 관한 연재 포스팅을 보고 마이클 브라운 사건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평결 사건등 Black lives matter 운동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에관심이 생겨서 였습니다. 저자가 범죄로 악명높은 볼티모어시 출신이라는 점에도 호기심이 들었고요.

(http://santa_croce.blog.me/220346266257)

읽으면서 저자 타네하시 코츠가 결단력없고 소심하면서 쓸데 없이 사변적이라는 점, 그리고 주변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유복한 환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를 깨닫는 게 꼭 한 발짝씩 늦는다는 점에서 속터지더군요. 하워드 대학교재학 시절 역사학과 교수가 던진 질문들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못하고 선전선동에 휘둘리는 모습을 보면서 한심해서 정말 --; 제 예전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맘이 불편했습니다.

아내의 직장때문에 뉴욕으로 이사하지 않았더라면 저자가 스스로 볼티모어시를 떠날 수 있었을까요? 여권을 만들어 외국을 여행해볼 수 있었을까요? 넓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더라면 계속 자기가 만든 반인종주의의 좁은 틀로만 세상을 바라봤을 것 같더군요. (역시 결혼을 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아마도 프린스 존스의 죽음에 대한 사색부분이 없었더라면 이 책의 가치는 절반 이하로 줄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다 읽고난 후에도 이 책이 과연 전미도서상을 수상할 정도인가 의문이 드네요. 2015년이라는 출간 시점의 특수성이 수상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많이 투덜거렸네요. 미국 흑인의 삶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 고향이 전라도다 보니 일주일에 두어 번씩은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도 거리낌없이 전라도를 비하하는 글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 글에 페친이 동조하는 걸 보면서 나도 저들이 말하는 부류에 해당하는지 자기 검열하는 처지라 자연스럽게 공감하는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2009년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멘토였던 하버드 대학의 흑인 교수가 자기 집 문이 잠겨 뒷문으로 들어가려다가 이웃의 무단 침입 신고를 받고 출동한 크롤리 경사(백인)에게 체포된 사건에 대해 굳이 감정적으로 코멘트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더군요. ㅎㅎ

자신의 시행착오들까지 자세히 알려주면서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가면서 지는 핸디캡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이 갖추길 바라는 삶의 방향성에 대해 애정을 담아 전달해 주는 나쁘지 않는 책이긴 합니다. 말콤 엑스에 대한 주석서 같은 느낌이라 말콤 엑스의 글을 찾아 읽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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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쪽

그 패거리 ,자신들의 공포를 분노로 뒤바꿔 버린 그 젊은 청년들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었다. 그 패거리는 자기 동네 골목골목을 떠들썩하게 껄렁거리며 활보했어. 그렇게 떠들썩하게 껄렁거려야만 든든한 감정이나 힘을 조금이라도 더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야. 그 힘을 느끼기 위해, 자기 몸뚱이의 힘안에서 흥청대기 위해 그들은 남의 턱을 부서뜨리고, 얼굴을 짓밟고, 총을 쏘아 죽이곤 했지. 그리고 그들의 난폭한 흥청거림, 경악할 만한 행동은 그들의 이름을 널리 알려주었어. 명성이 만들어지고 잔혹 행위가 회자되는 거야.

60쪽

당신이 흑인이라면,당신은 감옥에서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입니다.(말콤 X)

113쪽

넌 흑인 소년이고,그러니 다른 소년들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네 몸에 대해 책임져야 해. 실제로 너는 다른 검은 몸뚱이들이 저지른 최악의 행동들에 대해서, 어떻게든 항상 너에게로 돌려질 그런 행동들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지. 그리고 힘을 가진 사람들의 몸뚱이에 대해서도 너는 책임을 져야 해. - 곤봉으로 너를 박살 내는 경찰은 너의 은밀한 동작을 보고 금세 구실을 찾아낼 거야. 그리고 이건 단지 너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니야. 네 주변의 여자들은 네가 결코 알지 못할 방식으로 자신의 몸에 책임을 져야 하거든.

136쪽

Manhanttan이라는 지명은 <언덕이 많은 섬>이라는 뜻을 가진 델라웨어족의 말인 Manna-hata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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