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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울프/장경덕 역] 화염과 분노(2018)

독서일기/미국

by 태즈매니언 2018. 5. 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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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에 관한 이야기인데다가 제가 전혀 모르는 인물들이 많이 나오지만 꿀잼이네요. (멜라니아 트럼프가 젤 불쌍해요 ㅠ.ㅠ)

트황상께서 직접 쓰지 않은 것은 물론 본인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도 않았으리라는 <거래의 기술>과 이 책을 읽으니 트황상에 대한 궁금증이 거의 풀렸습니다.

 

책의 2/3 정도를 읽을 때까지는 왕조국가의 3대손이자 외교의 경험이 많지 않은 김정은이 이달에 이런 사람을 만나서 비위를 잘 맞춰줄 수 있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이었는데 다 읽고나니 트황상은 물론 트럼프 가문 전체를 저승사람처럼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러시아게이트와 쿠미-뮬러 참사, 연약한 트황상의 마음에 하필 한반도 문제를 가지고 크나큰 못을 박고 나온 '황제의 남자' 스티브 배넌덕분에 5월말의 미북회담을 희망적으로 예상하게 되는군요. ㅎㅎ

 

트황상의 집권 초기도 아니고 한글로 번역된 이 책만 읽어봐도 김정은은 멕시코 대통령 페냐 니에토와 같은 실수는 안하겠죠. 시리아 폭격이 결정된 에피소드도 참고할테고.

'나의 적의 적은 내 친구'라는 트황상 앞에서 오바마가 무시했던 북한과 달리 관계개선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버림받은 이란이 불쌍할 따름입니다. 한반도에 사는 입장에서는 자칫하면 유탄을 맞은 그들의 처지가 될 수도 있었다는 사실에 오싹하기도 하고요.

(황상께서 평생 세계 최대의 유태인 도시에서 많은 유태계 부자들과 사업을 하셔서 ㅠ.ㅠ)

 

북한과 미국이 다시 한 번 핵합의를 파기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트황상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아른거리는 특별검사의 망령에서 자유롭게 이왕이면 재선까지 되셔서 8년 임기를 꽉 채워주시기를 천조국의 은혜를 입은 자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스티브 배넌이 해고 직전에 한 인터뷰에서 북한문제를 가지고 자신의 보스를 무시했으니 다른 사람이 자신을 배신하고 이득을 취하는 꼴은 절대 못보는 트황상께서 미북회담을 잘 처리해주셔서 배넌에게 한 방 먹이실테죠.

 

초반부의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의 활약(?)에 대한 내용도 재미있는데 제가 학부생이던 1999년 기숙사 룸메이트와 옆방 친구 셋이서 정후보, 부후보, 선본짱을 먹고 비운동권 학생회를 표방하며 나섰던 '광란의 10월' 선본이 떠올랐습니다.

 

이 3인조가 당시 PD와 21세기가 번갈아 당선되었던 총학생회 선거에서 최초로 당선된 비운동권 학생회가 되었죠. (당시 홈페이지 타이틀이 "좆같은 게 좆같은 거지"였다니 패기도 참 ㅋㅋ) 당시 총학생회장이었던 허 민씨의 그 후 행보를 보면 트황상하고 비슷한 점이 꽤 많은 것 같기도 하고요.

 

다른 대학들 보다 몇 년 늦었다고 하지만 이 비운동권 총학의 당선 이후로 과방에서 '감히' 스포츠신문을 보는 개념없는 후배들을 대놓고 성토하는 시대는 저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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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쪽

 

정치는 너무 많이 아는 사람들의 점진주의 때문에 약해졌다. 그들은 시작하기도 전에 그 모든 복잡성과 이해충돌 때문에 패배하는 사람들이었다.

 

200쪽

 

배넌 사람들은 모든 것을 신속히 깨트려버리는 목표를 추구했고, 프리버스의 전국위 파벌은 공화당 의제를 위한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했으며, 쿠슈너와 그의 아내는 자신들의 예측할 수 없는 친족이 온건하고 합리적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들 사이에 트럼프가 있었다.

 

311쪽

 

그(트황상)는 큰 이름들을 좋아했다. 또한 큰 그림을 좋아했다. 문자 그대로 큰 그림을. 그리고 '충격효과'를 좋아했다. 그러나 군과 정보기관들과 백악관의 국가안보팀은 한 가지 의미에서 시대에 뒤떨어져 있었다. 그들은 그림의 세계가 아니라 데이터의 세계에 머물러 있었다.

 

362쪽

 

대외정책의 세부적인 지식과 인적 네트워크가 없는 트럼프는 현대의 강대국 지배구조에서 많은 틈을 드러내고 있었고 확실히 누군가가 그 틈으로 트로이의 목마같은 것을 침투시킬 수도 있었다. 이런 상황은 세계 여러 나라에게 미국과의 관계를 재설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무엇이든 트럼프의 새로운 언어를 기꺼이 사용한다면 그런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여기에는 어떤 로드맵 같은 건 없고 순전한 기회주의와 새로운 거래의 가능성만 열려 있었다.

 

470쪽

 

(스티브 배넌은) 또한 북한을 몰아친 대통령의 발언을 조롱 섞인 어조로 바로잡았다. 그는 '서울 주민 1,000만 명'이 죽게 될 거라고 단언했다. 그리고 내부적인 적(이방카-쿠슈너 부부 등)을 이렇게 모욕했다. "그들은 오줌을 지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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