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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네거트/박웅희 역] 제5도살장(1968)

독서일기/북미소설

by 태즈매니언 2015. 9. 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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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네거트의 <제5 도살장-혹은 아이들의 십자군 전쟁, 죽음과 추는 의무적인 춤>. 부제를 잘 지었다.

 

어젯밤에는 자기네에게 반항하는 도시의 주민들은 물론 산 짐승까지도 철저히 파괴했던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정복자이자 5천만명 이상의 후손에게 자기 유전자를 남긴 칭기스 칸에 대한 책을 읽고서 오늘은 전쟁의 무의미함과 13만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도시는 폐허가 된 드레스덴 폭격에 대한 책을 읽다니.

 

이전 도시에서 징발한 남자들을 가축몰이하듯 자기네 이웃도시와 싸우도록 선봉에 세우고 그들의 시체로 해자를 메우며 상대방 진지를 흐트려놓는 가축으로 생각했던 몽골 장군들의 전략에 감탄했다가 하루 만에 아무 것도 모르는 시골 깡촌의 십대의 시각에서 본 전쟁의 무의미성과 그에 대한 혐오를 대비하게 되더라.

 

커트 보네거트와 같이 지하 도살장에서 하나의 도시를 철저하게 파괴하는 공중폭격 세례를 직접 체험하지 못했으니 이런 말이 나오는 것이지만 전쟁이 비극이라고 해서 그 작동원리를 파고들려고 하지도 않고 there it goes..만 연신 중얼거리며 인간의 반복되는 행태를 저주하면서 또 자신의 예언이 맞아떨어지기를 은근히 기다리는 건 난 맞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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