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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로버츠/이현주 역]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2014)

독서일기/심리뇌과학

by 태즈매니언 2016. 1. 18.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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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스미스 원저라고 쓰여있지만 스탠포드대 경제학 교수인 저자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을 읽고 쓴 긴 서평인 책이다. <자본론>과 함께 양대 저서로 꼽힌다고 들었지만 원전을 읽을 의욕까지는 없었던 터라서 적절하게 다가온 책.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이라는 번역판 제목보다는 <How Adam Smith can change your life>란 원제가 나은 것 같다.

 

경제학이란 학문을 만들어냈다고 추앙받는 250년 전 스코틀랜드의 도덕철학자가 1759년에 처음 출간 후에 여섯 번의 개정판을 냈고, 그 중 상당 부분 내용이 수정된 마지막 개정판은 그가 사망하기 일년 전에 나왔다는 사실이 읽는 이의 흥미를 자극한다. 애덤 스미스의 생애 첫 저서이자 마지막 저서인 셈이니.

 

이 책에서 인용된 애덤 스미스의 문장이나 이에 대한 저자의 해석, 그리고 부연하는 관련 지식들 중 새롭다고 할 것은 없지만 아무리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25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행복을 어떻게 추구해야할지에 대한 원칙은 그리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기에 좋은 책이었다.

 

아래 인용문 중 큰따옴표 부분은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서 저자가 인용한 부분들이다. 특히 행복에 대한 간결한 표현과 신중한 사람의 미덕에 대한 묘사,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동시대인에게 전하고자 하는 애덤 스미스의 지혜를 갈파한 조지 엘리엇이란 작가의 소설속 표현이 요즘 내가 고민하는 문제들과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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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쪽

 

"내가 하지 않은 행동에 대해, 혹은 실행하지 않은 나의 동기에 대해 칭찬하는 사람은 나를 칭찬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칭찬으로부터 어떤 만족도 얻을 수 없다. (중략) 그 칭찬은 우리에게 어떤 비난보다도 더 큰 굴욕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그 칭찬으로 인해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초라한 반성을 하게 된다. 그 칭찬처럼 되지 못한 지금의 우리 모습에 대하여.

 

121쪽

 

"건강하고, 빚이 없으며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 사람의 행복에 무엇을 더하겠는가?"

 

184쪽

 

감정적인 문제를 겪던 사람이 모르는 사람들 앞에서 평정심을 찾았다면, 이는 단순히 평온한 척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분이 나아졌다는 얘기다. 모르는 사람은 나의 처지를 완벽하게 공감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그 사람의 공감 정도에 맞게 격한 감정을 확 조절했기 때문이다.

 

194쪽

 

"슬픔보다 기쁨에 더 많이 공감하는 인간의 성향 때문에, 우리는 부를 과시하고 가난을 감춘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고통스러운 우리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매우 치욕스러운 일이다. 가난한 우리의 처지가 만천하게 드러났음에도, 우리가 겪는 고통의 반만큼도 연민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크나큰 비애다. 인간의 이런 본능때문에 우리는 부를 추구하고 가난을 피하는 것이다."

 

202쪽

 

"신중한 사람은 언제나 진지하고 열심히 연구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지식을 매개로 다른 사람을 잘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때문에 비록 그의 재능이 늘 훌륭한 것은 아닐지라도 언제나 진실한 것만은 틀림없다."
 
259쪽

 

'키루스 왕이 물줄기를 차단한 거대한 강과 달리 세상에 이름을 남기지 못한 작은 물길, 그 물길 위에서 그녀의 생명력은 모두 소진됐다. 그러나 그녀가 주위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널리 퍼져 있었다. 세상에 널리 퍼지는 선이란, 역사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착한 행동들이 모여 만들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그랬던 것처럼, 당신과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 썩 괜찮은 이유는 소리 없이 살다 간 수많은 사람들 덕분이다. 그들은 희미하지만 충실한 삶을 살았고, 지금은 아무도 찾지 않는 무덤에서 편히 쉬고 있다.' - 조지 엘리엇, <미들마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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