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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이기는 야당을 갖고싶다(2015)

독서일기/에세이(한국)

by 태즈매니언 2016. 3. 2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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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구독하던 한겨레신문에서 "현직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 기획기사를 보고 신선한 기대를 가졌었다. 그런데 첫회 이후에 벌어진 풍파는 기대를 초월했었고. 로스쿨 진학을 생각할 때 이 분의 <디케의 눈> 재미있게 잘 읽기도 했다. 

워낙 글을 잘 쓰시고 페북을 잘 활용하시기에 그간 팔로잉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분께서 이번 총선 때 강서갑에 출마하시면서, 포스팅이 너무 많이 올라와 언팔하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어했던 생각이 나더라. 

처음부터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했는데 표지의 카피들도 시선을 확 사로잡는게 일품이다. 중요한 사건의 현장에 직접 참여했던 이들이 기록한 실패의 기록은 매우 소중하다. 정치인들 이름으로 나오는 책들이 넘쳐나는데도 그런 책은 거의 없다. 금태섭 변호사님은 이 부분에서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 

그는 책의 마지막 장에서 이기는 야당이 갖춰야 할 네 가지를 제시한다.
"야당은 경쟁해야 한다."
"의제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20대 위원장이 있는 청년위원회가 있어야 한다."
"결단하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김종인 대표 취임 후 세번째 지침 외에는 나름 개선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이기는 야당의 수권능력 중 검찰개혁이 반드시 들어갈텐데 저자의 역할이 기대된다. 

면식도 없고, 강서갑에 사는 주민이 아니라 직접적인 도움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금태섭 후보가 출마하는 지역구에 사시는 지인 여러분,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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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쪽

보안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비밀 사항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많은 것을 지키는 쪽과 적은 것을 지키는 쪽 중 어느 편이 쉬울지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중략)
자신이 속한 조직의 속사정을 안다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자부심과 소속감을 준다. 이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힘이고 충성심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보안을 유지할 필요가 없는 일까지 내부 사람들에게 알려주지 않으면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일에 대한 열정도 떨어뜨린다. 그러다 보면 우연히 기밀사항을 알았을 때 과시하기 위해서 외부에 발설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만다. 

188쪽

말을 듣는 순간 거짓말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누구든 갑자기 엉뚱한 얘기를 들으면 궁금해 하기 마련이다. 정말 그런 일이 없다면 왜 그런 질문이 나왔는지, 소문의 진원지는 어디인지 자연스럽게 질문이 이어진다. 감추는 것이 없으면 거리낄 일도 없기 때문에 대화를 피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난 며칠 동안의 행적도 일일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라 기억을 더듬어보면서 스스로 추측을 하기도 한다. 

192쪽

비선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공적인 영역에 있어서의 책임'을 이해하지 못해서 자신들이 하는 일을 '순수하다'고 착각하는 데 있었다. 
(중략)
사람들이 선거 캠프나 정당조직에서 공식적인 직책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은 자리에 대한 욕심이나 명예욕 때문이 아니라 결과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공식적인 직책을 가지고 기록을 남기면서 일을 하면 책임 소재가 분명해진다. 그러면 결과가 나쁠 때라도 과정을 돌이켜보며 고쳐나갈 수 있다. 판단이 틀렸을 때는 책임도 따른다. 

그런데 비선을 만들고 뒤에 숨어서 몰래 일을 하면 잘못되었을 때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고 회복도 어려워진다. 공식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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