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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미클스웨이트, 애드리언 울드리지/유경찬 역] 기업, 인류 최고의 발명품(2004)

독서일기/경영(외국)

by 태즈매니언 2016. 6. 20. 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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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Company - A short History of a Revolutionary Idea 인데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뻥튀기. 그다지 잘 쓰여진 책도 아니니 주식회사의 출현에 대한 앞부분 90페이지 정도만 읽고 덮었으면 좋았을 걸 그래도 끝까지 읽으려고 애를 쓰다가 책 읽는 페이스를 잃어버려 근 한달 동안 독서 슬럼프에 빠지게 만든 책. 


주식회사라는 아이디어의 출현과 이러한 조직 운영 방식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과정에 대한 제도사라는 소재 자체는 좋았다. 회사법을 배우면서 조합, 합명회사, 합자회사, 유한회사, 주식회사 등 법에서 받아들여진 회사 조직을 운영하는 인류의 고안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는 있었지만 주식회사의 태동과 자리잡기까지 있었던 무수한 시행착오들에 대해서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중세시대 개인이 만들어 낸 집합체로서 단일 대우를 바랐던 단체들로 대학, 도시, 종교집단, 상인과 무역업자 조합 등의 있었다. 이들은 재산 상속을 포함해 사업의 연속성을 다음 세대로 전이시킬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냈다. 그 중 상인과 무역업자 조합들이 쟁취해낸 법인(corporate person)이 중 가장 성공적인 제도가 주식회사였기에 지금까지 살아남아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다. 


특히 요즘은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 등 기업에 대한 대안조직들을 모색하는 움직임들이 많기 때문에 과연 이들이 주식회사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지 비교해보고 싶었다. NGO단체, 국제기구 등을 보더라도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회사처럼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인간의 수명을 넘어서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의문이 있기 때문에 이걸 좀 풀어보고 싶었다.(재벌이나 계열사로 묶인 한국의 주식회사들이 그렇게 선진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는 건 별개의 문제로 치자.)


기대했던 내용은 유럽과 미국에서 주식회사가 일종의 사기가 아닌지 의심하는 눈초리에서 벗어서 법의 영역에 포함된 시기까지였다. '미시시피 주식회사'나 '남해주식회사'의 이야기는 금융위기의 역사를 다룬 책에서 단골로 나오는 이야기라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구성한 (영국령)동인도 회사에서 주식회사의 골격은 다 갖춰진 것으로 보인다. 


제4장 이후의 내용은 비단 주식회사에 국한된 내용이라기 보다는 현대의 회사조직의 발전방향으로 보아야할 것이고 어차피 반 권에 축약해 넣기는 너무 광범위한 내용들이니 차라리 빼는게 나았을 듯 싶다. 그 대신 제3장까지의 분량을 서너 배 이상으로 로 늘렸으면 좋았을 것을. 뭐 T형 포드로 자동차 산업을 혁신한 포드를 끌어내리고 GM의 시대를 열었던 장본인인 슬론의 성공적인 조직관리나 P&G의 경엉기법 등은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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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쪽


12세기 피렌체에는 가족들이 공동 출자하여 무한책임을 지고 운영하던 '꼼빠니아(compagnia)'란 가족회사 제도가 등장했다. 부도가 나면 출자자 모두가 엄한 벌은 물론 노예로 전락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조직 내 출자자 상호간의 신뢰가 기업 경영의 불문율이었다. 꼼빠니아란 단어는 'Cum(같이)'과 'Panis(빵)'란 라틴어의 합성어로 '빵을 같이 나누어 먹다.란 뜻이다. 


40쪽


아직도 런던 금융가의 1/4, 세 개의 사립학교, 네 개의 시장, 런던 서북부의 유원지 햄스테드 히스를 보유하고 있는 The Corporation of London은 그 기원이 12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략)

수명이 긴 기업들이 속속 얼굴을 드러내자 왕실이나 봉건 영주들의 걱정은 늘어만 갔다. 죽지도 않고, 늙지도 않고, 결혼도 하지 않아 거두어들일 수입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279년 영국 왕 에드워드 1세가 특히 교회를 위해서 법인으로 재산 이전을 제한하는 '양도 불가 부동산 소유법'을 공포한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45~46


16~17세기 정부로부터 특수 사업을 위임받은 'Chartered Company'가 출현했다. 1700년 350명의 직원으로 출범한 동인도 회사는 274년간 생명력을 이어갔고, 1670년에 설립된 허드슨 베이는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다국적 기업이다. 


처음으로 주식회사의 형태를 갖춘 수탁 회사는 1555년에 설립된 '머스코비 주식회사'이다. 그로부터 20년 전 일단의 영국 상인들은 동인도 제도로 가는 북쪽 항로를 개발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선단을 파견한 적이 있다. 그 중 범선 한 척이 우연히 러시아의 아르항게릇크 항에 도착하자 영국과의 무역 확대에 관심이 지대했던 이반 4세의 관심이 쏠렸다. 유명했던 선장 S. Cabot(1476~1557)의 주도로 몇몇 항해사가 머스코비란 회사를 설립하자 이 회사에 러시아 항으로 가는 항로 독점권과 함께 최북단 항로를 더 개발하라는 격려까지 있었다. 머스코비는 장시간이 걸리는 러시아 항로의 운영 경비를, 주식을 팔아 충분히 조달할 수 있었다. 


53쪽


동인도회사는 규정을 마련하고 자금 모집과 상거래 내용을 철저히 감독하는 시스템에서 다른 유사 기업보다 훨씬 진일보한 모음을 보였다. 즉 이중 감독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다. 의결권을 가진 주주들이 모두 참석하는 총회가 감시 기구의 맨 앞에 있었다. 모두가 곱슬머리 가발을 쓴 법조계나 의회 출신이었다. 실무 감독은 총회가 선출한 24명의 이사들로 구성된 이사회가 맡았다. 회계사, 사무 보조원, 현금 관리인 등의 지원을 받았던 이사회 의장과 부의장은 회계, 구매, 자금, 항해, 창고, 소매, 통신 업무를 관장하는 7개의 소위원회를 통해서 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사회는 또 현지 공장과 판매 조직을 통제하는 해외 조직망의 관리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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