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아만다 리플리/김희정 역] 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든가(2014)

독서일기/교육

by 태즈매니언 2016. 8. 12. 01:36

본문

 

 

독서열과 호기심이 가히 황금의 샘이신 오석태​님덕분에 알게된 책입니다. 번역판의 제목은 판매를 고려하여 붙인 듯 싶고 원제인 The Smartest Kids in the World가 호기심을 자아내는 매력적인 제목 같네요. '세계 교육 강국 탐사 프로젝트'라는 부제가 이 책의 내용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제목 같네요.

 

저자 아만다 리플리가 직접 수행한 것은 아니지만 세 명의 미국인 교환학생들의 참여관찰법에 의한 핀란드, 한국, 폴란드의 교육과 미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한 비교분석은 한국식 교육시스템의 나름 승리자이면서도 한국에서 자식 따위는 갖지 않겠다고 다짐한 비관론자인 제게 아주 흥미로운 소재였습니다.

 

정작 그 세계의 일원으로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인 우리나라가 교육에 대해서 얼마만큼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고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서야 비로소 인식할 수 있었고요. 이러한 문화가 당연한 것이 아니었는데. 저자가 관심을 기울인 PISA라는 테스트의 기원에 대해 알게된 것도 유익했고, 저자가 교육시스템의 성공사례로 주목한 핀란드, 한국, 폴란드 자체가 길게는 지난 이백년 동안 막장테크를 탔던 비운의 나라들이고, 지난 50년 동안의 현대사가 참 다이나믹한 나라들이라는 점이 이채로웠습니다.

 

교육이 자라나는 세대의 잠재력의 싹을 틔우는데 얼만 중요하고 그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수월성을 지표로 평가할 필요하고 있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의 능력을 결정짓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물론 교육이 이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필요조건이긴 하니까요.

 

이러한 결론은 제 경험을 통해서도 보강이 됩니다. 제 성향상 저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한국교육의 엄격함은 재능이 아니라 노력으로 수학과 과학의 커리큘럼을 마스터하도록 강제했지요. 따라서 저는 6차 교육과정상의 19개 과목 모두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문성교도소라고 자조했던 형펀없는 시설의 범상한 학교는 내게 어려운 학과목을 마스터하도록 도왔습니다.

 

아만다 리플리의 이 책 덕분에, 저는 그동안 막연하게 도덕적이고 필요하다고 느꼈던 "No Child Left Behind"라는 모토의 문제점을 새삼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

 

31쪽

 

2000년 봄, 전 세계 43개국 약 33만 명의 청소년들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형태의 시험을 치렀다. 두 시간 동안 치러진 이 새로운 시험은 피사(PISA)라는 것으로 Program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국제학업성취도평가)를 줄인 것이다. 피사는 OECD 산하의 싱크탱크에서 개발되었다. 그리고 그 개발의 중심에는 안드레아스 슐아이허가 있었다.
(중략)
2001년 12월, 시험 결과를 발표할 시간이었다. OECD는 파리 본부로 사용하는 로스차일드 대저택 샤토 드라 무에뜨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자리에 모인 소수의 기자들 앞에서 슐라이허와 그의 연구팀은 피사와 기존 시험들 사이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애썼다. :우리는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고자 했습니다."

 

102쪽

 

아동 철인 경기 문화는 전염성이 강하다. 공부를 하고 또 해야 하는 압력에 학생과 부모가 굴복하지 않고 버티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하면서도 그들은 줄곧 순위와 시험 점수에 집착을 하는 문화가 영혼을 파괴한다고 불평하고, 수면만 부족해지는 것이 아니라 제정신도 부족해진다고 호소한다.

 

138쪽

 

미국에서는 경쟁률이 높은 명문대학에 교원 양성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가 20개 대학 중 1개에 불과하다. 반면 입학 기준이 아예 없는 대학에 교원 양성 프로그램이 들어 잇는 경우는 이보다 훨씬 많다. 다시 말해 우리는 자녀들의 교육을 아무에게나, 그 사람이 얼마나 변변한 교육을 받았는지에 상관없이 맡기는 셈이다. 아이러니하지 앟는가. 마치 비행기를 한 번도 성공적으로 착륙시켜 보지 않은 사람들을 파일럿 양성 학교 교관으로 고용해놓고 왜 이렇게 추락하는 비행기가 많은지 궁금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186쪽

 

한국과 핀란드에서는 공통적으로 아이, 부모, 교사 할 것 없이 모두가 교육을 받는다는 것을 심각한 임무, 즉 스포츠나 자존감 같은 것보다 더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엄격한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전 국민적 동의는 자연스럽게 여러가지 결과로 이어진다. 더 정교하고 초점이 있는 커리큘럼뿐 아니라 질에 충실한 교원 양성 대학, 난이도가 높은 시험, 심지어 저녁 식사시간에 이루어지는 진지한 대화까지 모두 그 예가 될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이 충족시켜야 할 기대치가 높았다.

 

189쪽

 

교육 강대국들은 모든 아이들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 나라들은 실패한 나라로서의 경험이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그들은 실존주의적 위기감이 어떤 느낌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많은 한ㄱ교는 교육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뒤섞여 있다.

미국 학생들은 삶과 학교 문화에서 스포츠가 차지하는 중심적인 위치는 대부분의 교육 강대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광경이다. 교환학생들은 이 점에 대해 거의 만장일치로 의견을 같이 한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