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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감정은 습관이다(2013)

독서일기/심리뇌과학

by 태즈매니언 2016. 9. 2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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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친들을 제외하고 책 추천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발견한 책입니다. 제가 고등학교 재학 중에 시중에 정신과 의사분들이 쓴 책들이 많이 나와는데 꽤나 좋아하면서 찾아읽죠.

 

그래서 이과에서 유일하게 관심을 가졌던 직업이 정신과의사였습니다. 대학입시에서 교차지원이 가능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랬다면 엄청 고생했을 것 같네요. 박용철 의사님 말씀으로는 정신과 의사에게 필요한 세 가지 덕목이 있다는데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경청능력, 환자와의 공감능력, 의사 자신의 행동 기준을 환자에게 강요하지 않는 태도 모두 자신없는 걸 보면 잘 피해간 듯 싶습니다. 아마도 정신과 의사가 하는 일 자체가 사람을 믿고 환자들을 응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필요한데 이런 것들이 제 자신이 부족한 면들이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뇌는 유쾌하고 행복한 감정이라고 해서 더 좋아하지 않는다. 유쾌한 가정이건 불쾌한 감정이건 가장 익숙한 감정을 선호한다. 불안하고 불쾌한 감정일지라도 그것이 익숙하다면, 뇌는 그것을 느낄 때 안심한다.'는 임상심리학에서 검증되었다는 뇌의 작동원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지식과시나 과장된 표현 없이 담백하게 일반인을 대상으로 손쉽게 풀어써서 편안하게 읽었습니다. 다만, 독자를 위한 서비스로 가끔 인용하는 학계의 주장들의 출처표기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되네요.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우리나라가 자극적인 도파인 사회에서 보다 온유한 세로토닌 사회로 바뀌어 가는게 개개인들의 정신건강에는 좀 더 좋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저자는 "햇빝 좋은 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주위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하면서, 하루에 30분 이상 산책"을 하는 것이 세로토닌 샘을 파는 법이라고 하네요.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좋은 치유법이라는데 간단하고 돈도 안드네요. 저도 일이 많고 귀찮더라도 꾸준히 해보려 합니다.

 

요새 스마트폰과 책때문에 잠자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어서 힘들 때가 있는데 "절대 30분 이상 뒤척이지  말고, 졸릴 때 침대에 가서 잔다."는 자극통제법의 간명한 원칙을 지키라는 조언도 유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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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쪽

 

스트레스가 자주 반복되는 상황이라면 교감신경계는 좀 다르게 반응합니다. 스트레스가 왔을 때 흥분도를 증가시켰다가 스트레스가 지나가도 안정 상태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이긴 하지만 흥분도를 기본적으로 높게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몸의 입장에서는 위기가 자꾸 반복되니까, 위기가 올 때 더 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은 결국 스트레스를 더욱 쉽게 느끼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97쪽

 

연예 스타들은 무대 위에서 자극적이고 극도의 쾌감을 맛보는 경험을 합니다. 팬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을 때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느끼고 살아 있음을 실감합니다. 이런 순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자극적이고 극도의 쾌감을 갈구하는 삶은 결국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우리의 몸과 마음에 긴장감을 유발시켜, 이런 상태가 감정습관으로 굳어지는 것입니다. 교감신경계의 흥분을 마음껏 즐기다가, 공연이 끝난 후의 텅 빈 무대에 서거나 집에 돌아와 혼자 있을 때, 그들은 극도로 우울해하고 불안해합니다. 불면증으로 잠도 잘 이루지 못합니다.

 

자극적인 긴장상태에 익숙해진 뇌, 그래서 하루하루 그 상태를 찾아다니는 뇌가, 더 이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면 이전의 긴장도를 유지하기 위해 불안과 우울을 유발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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