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유재수] 세계를 뒤흔든 경제대통령들(2013)

독서일기/경제학

by 태즈매니언 2016. 10. 3. 12:40

본문

 

재경부 관료 출신의 저자 유재수씨가 세계 주요국들의 재정 등 루이 16세 시대의 자크 네케르부터 중국의 주룽지까지 경제정책을 담당했던 18인의 공과를 통해서 경제정책의 역사를 돌아볼 기회를 주는 책입니다.

 

유럽과 미국, 신흥국까지 다 다르고 있는데 미국이 독립하는데 프랑스의 지원이 어느 정도였는지, 그리고 신흥국의 기틀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많이 배웠고요. 벤 버냉키의 책에서 처음 알았던 1930년대 일본의 다카하시 고레키요의 재정정책, 힌두 성장률이라는 우스갯소리를 깨고자 했던 인도의 만모한 싱, 윌리엄 맥닐의 책에서는 뛰어난 해군장관으로 나왔던 윈스턴 처칠의 몰랐던 다른 모습들에 감탄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경제정책 담당자가 직면한 그 나라 국력과 대외관계라는 제약조건과 국내정치상 동원할 수 있는 정치력의 한계(새로운 과세나 증세의 가능 여부) 안에서 정책을 선택해야 했던 고충들을 저자가 충분히 이해하면서 썼기 때문에 학자들의 비판보다 개인들에 대한 평가가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1911년 로이드 조지의 국민연금보험(9페니 중 본인부담금 4페니)의 추진, 슘페터가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중요성을 발견했던 수에즈 운하 건설 당시 식민지 인도보다 많은 영국의 투자를 이끌어냈다는 이집트 카이로의 역동적인 상황을 지켜봤던 슘페터(12살 연상녀와 결혼한 불꽃남자였더군요.), BIS의 기원, 헨리 모겐소 주니어의 환율안정기금 설치, 원천징수를 고안해낸 밀턴 프리드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G8 중심의 국제금융안정 논의의 한계를 지적하고 G20를 제안한 이가 캐나다의 재무장관 폴 마틴이었다는 서술들도 깨알같은 재미를 주더군요.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구조주의와 워싱턴 컨센서스에 기반한 개도국 지원의 실패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하면서 개발도상국들에게 한국의 경험을 전수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와, 실무 정책 담당자로서 체득한 경험을 통해 우리나라가 직면한 경제상황과 위정자들이 유념해야할 사항들을 몇 가지 지적하고 있습니다.

 

--------------

 

256

 

19292월 파리에서 독일의 제1차 대전 전쟁배상금 지불 시한을 앞두고 영 회의(Young Conference)가 열렸다. 하지만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국가와 미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영 회의에서 협상은 쉽게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수차례 파국으로 치달았다. 그러다 결국 5월 독일이 향후 36년간 매년 5억 달러를, 그리고 향후 22년간 37,5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를 집행할 기구로 국제결제은행(BIS:Bank of International Settlement)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342

 

이전까지 미국은 매년 315일에 지난해의 확정 소득에 대한 소득세를 납부해왔다. 하지만 프리드먼은 사용자가 임금에서 세금을 공제해서 납부하게 하고 다음 해에 종합적으로 소득을 확정한 후 과도하게 납부한 세금을 환급하는 원천징수 방식(with-holding tax)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는 사람들의 조세 저항을 줄여 보다 쉽게 세율을 높일 수 있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징세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세수를 크게 증가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466

 

마틴은 재무장관과 총리가 사이가 좋으면 둘 중 하나는 자기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표시라고 위안하면서 삭감안을 밀어붙였다. 당시 재무부에 근무했던 피터 니콜슨은 마틴의 삭감 방침에 대해 국가 부채를 낮추고 재정 적자를 줄이는 재정 개혁은 정치적인 가치의 문제가 아니다. 즉 정치적으로 좌와 우를 가르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는 복리이자와 관련된 수학이다. 만일 지금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향후 어떤 정부도 국민이 원하는 사회정책적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