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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김진준 역] 유혹하는 글쓰기(2001)

독서일기/독서법창작론

by 태즈매니언 2016. 12. 5.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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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님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본 책입니다. 작가쪽은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직업상 글쓸 일이 많고 여러 페친께서 추천해주신 책이어서 속성 글쓰기 교습을 받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수업시간에 적었던 내용들을 복습해보는 셈치고 노트필기를 공유해봅니다.(저장용 목적도 있어서 좀 깁니다.)

 

그리고 문장론에 대한 세계적인 인기작가의 책을 번역하는 부담스러운 일을 수행해주신 김진준 번역가님께 감사드립니다. 이 책과는 연결이 잘 되지 않지만 제게 큰 영향을 줬던 <총,균,쇠>를 번역하셨던 분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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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쪽

 

소설가가 해야 할 일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막상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것이 좋은 아이디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68쪽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94쪽

 

때로는 쓰기 싫어도 계속 써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형펀없는 작품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좋은 작품이 되기도 한다.

 

141쪽

 

글쓰기에서 정말 심각한 잘못은 낱말을 화려하게 치장하려고 하는 것으로, 쉬운 낱말을 쓰면 어쩐지 좀 창피해서 굳이 어려운 낱말을 찾는 것이다. 그런 짓을 애완 동물에게 야회복을 입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애완 동물도 부끄러워하겠지만 그렇게 쓸데없는 짓을 하는 사람은 더욱더 부끄러워해야 마땅하다.

 

148쪽

 

능동태는 문장의 주어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다. 반면에 수동태는 문장의 주어에게 어떤 행동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주어는 그저 당하고 있을 뿐이다. '수동태는 한사코 피해야 한다.'

 

150쪽

 

부사를 많이 쓰는 작가는 대개 자기 생각을 분명하게 표현할 자신이 없다. 자신의 논점이나 어떤 심상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중략) 달리 표현하면 부사는 민들레와 같다. 잔디밭에 한 포기 돋아나면 제법 예쁘고 독특해 보인다. 그러나 이때 곧바로 뽑아버리지 않으면 이튿날엔 다섯 포기가 돋아나고... 그 다음날엔 50포기가 돋아나고...그러다 보면 여러분의 잔디밭은 철저하게(totally), 완벽하게(completely), 어지럽게(profligately) 민들레로 뒤덮이고 만다.

 

163쪽

 

소설의 목표는 정확한 문법이 아니라 독자를 따뜻이 맞이하여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자기가 소설을 읽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드는 것이다.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단은 글보다 말에 더 가까운 것이고 그것은 좋은 일이다.

 

176쪽

 

작가가 되고 싶다면 무엇보다 두 가지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이 두가지를 슬쩍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름길도 없다.

 

183쪽

 

꾸준히 책을 읽으면 언젠가는 자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열심히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지점에(혹은 마음가짐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미 남들이 써먹은 것은 무엇이고 아직 쓰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진부한 것은 무엇이고 새로운 것은 무엇인지, 여전히 효과적인 것은 무엇이고 지면에서 죽어가는(혹은 죽어버린) 것은 무엇인지 등등에 대하여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책을 많이 읽으면 읽을수록 여러분이 펜이나 워드프로세서를 가지고 쓸데없이 바보짓을 할 가능성도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191쪽

 

여러분에게는 우선 방이 필요하고, 문이 필요하고, 그 문을 닫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아울러 구체적인 목표도 필요하다. 이렇게 기본적인 것들을 오래 실천하면 할수록 글쓰는 일이 점점 쉬워진다.

 

213쪽

 

묘사가 빈약하면 독자들은 어리둥절하고 근시안이 된다. 묘사가 지나치면 온갖 자질구레한 설명과 이미지 속에 파묻히고 만다. 중용을 지키는 것이 요령이다. 그리고 어떤 것은 묘사하고 어떤 것은 그냥 내버려둬야 하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분의 주된 소임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220쪽

 

명료한 글쓰기란 신선한 이미지와 쉬운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229쪽

 

사실적이고 공감을 주는 대화문을 쓰려면 '반드시' 진실을 말해야 한다. (중략) 여러분은 꾸며낸 이야기를 수단으로 삼아 사람들의 말과 행동의 진실을 표현하겠다고 이미 독자들에게 약속한 셈이니까.

 

247쪽

 

소설을 쓸 때 여러분은 나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확인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나 일이 다 끝나면 멀찌감치 물러서서 숲을 보아야 한다. 모든 책에 상징성과 아이러니와 음악적인 언어 따위를 잔뜩 퍼담을 필요는 없다(산문은 운문과 다르니까). 그렇지만 모든 책에는 -적어도 읽어볼 만한 책이라면- 뭔가 내용이 있어야 한다. 초고를 쓰는 도중이나 그 직후에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작품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일이다. 그리고 작품을 수정하면서 해야 할 일은 그 내용을 더욱 분명하게 만드는 일이다.

 

256쪽

 

처음부터 이런 문제나 주제 의식을 가지고 출발하는 형편없는 소설의 지름길이다. 좋은 소설은 반드시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주제에서 출발하여 스토리로 나아가는 일은 좀처럼 없다.

 

258쪽
글을 빨리 써내려가면 - 즉 필요에 따라 이따금씩 등장 인물의 이름이나 배경스토리 따위를 다시 확인하는 일 말고는 줄곧 마음에 떠오르는 것들을 그대로 받아적고 있노라면 - 처음에 품었던 의욕을 유지할 수 있고 자신감을 잃어버리는 일도 없다.
이 초고 - 스토리만 있는 원고- 는 누구의 도움도(또는 방해도) 받지 않고 혼자서 써야 한다.

 

262쪽

 

처음 해보는 사람이라면 자기 원고를 6주 동안 묵혔대가 다시 읽어보는 일이 매우 신기하고 또한 신나는 경험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중략) 그 동안 6주의 회복기를 가졌으니 이제 플롯이나 등장 인물의 성격에서 명백한 허점들을 발견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해졌을 것이다.
276쪽
내가 '수정본 = 초고 -10%' 공식에서 배운 것은 장편이든 단편이든 어느 정도는 압축할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작품의 기본적인 스토리와 정취를 유지하면서도 10% 정도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노력이 부족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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