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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조석현 역]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1985)

독서일기/심리뇌과학

by 태즈매니언 2017. 2. 10.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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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경학 전문의였던 작고한 저자 올리버 색스가 임상 경험을 통해 자신이 접했던 24가지 유형을 일반인들에게 전달해주고 있었습니다. 전 신경학이란 단어야 많이 들어봤지만 무슨 뜻인지 몰라 검색부터 해볼 정도로 무지한 상태로 읽기 시작했었습니다.

Neurology의 일본어 번역이 '신경학'이고, 인체의 '뇌'나 '신경'계를 취급하는데 '내과'와 '정신의학' 양쪽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뇌와 척추 등을 외과적으로 처지하는 진료분야가 신경외과인 것 같습니다. 간단한 정의로는 신경내과와 정신과가 어떻게 구분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올리버 색스씨는 내과와 정신의학의 전통이 합류된 신경학 임상의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 책에는 24개의 에피소드가 등장합니다. 뇌와 신경에 '장애나 질환'(평균과 좀 다른 상태 라고 보는 게 적절하지 않나 싶네요.)에 대한 임상사례를 일반인이게 쉽게 설명해주고 있지요.

각 에피소드에서 저자는 관찰자인 의사이지만 인간이라는 주체 즉 고뇌하고 고통받고 병과 맞서 싸우는 주체를 중심에 놓고 환자들이 전달하는 개개의 이야기를 '통역하듯 들려줍니다.

테드 창이 단편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에 수록했던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가 이 책에서 다루는 신경학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작품이었다는 걸 이제 알았습니다.

책의 1부와 2부는 신경학적으로 명백하게 병리적인 사례(결손, 두드러진 과잉)를 다루고, 제3부는 회상(과거로의 이행), 제4부는 낮은지능과 자폐증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제3부와 제1부의 사례들을 문학적으로 잘 다뤘던 작품들을 좋아해서 그런지 그 부분에 몰입이 더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전혀 모르던 분야라서 감히 뭐라 평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제가 불가해한 존재로만 보였던 신경질환을 앓거나 부분적으로 신경장애가 있는 사람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주는 책이었습니다.

원래도 철학책을 거의 안읽었지만 앞으로는 철학적인 책을 읽고 싶을 때 뇌과학이나 신경학쪽을 찾아읽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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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쪽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기 자신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자기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필요하다면 되살려서라도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 즉 지금까지의 이야기인 내면의 드라마를 재수집해야 한다. 우리의 정체성, 자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한 편의 이야기 즉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내면의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323쪽

구체성이야말로 기본이다. 현실을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것으로, 개인적이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이 '구체성'이다. 만일 '구체성'을 상실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418쪽

자폐증 환자는 추상적이고 범주적인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구체적인 것, 개별적인 것 하나하나가 소중할 뿐이다.
(중략)

존재 형태가 다르기는 하지만, 이것 또한 하나의 리얼한 현실적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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