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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타 사야카/김석희 역] 편의점 인간(2016)

독서일기/일본소설

by 태즈매니언 2017. 2. 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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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읽었던 박 훈 교수님의 칼럼하고 이어진다고 느꼈던 중편소설입니다.이 작품으로 작년에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무라타 사야카씨는 근 이십 년째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수상 당일도 편의점에서 아침 근무를 마치고 왔다고 하죠.

일본을 갈 때마다 편의점의 오퍼레이션은 도저히 다른 나라에서 따라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나라 편의점이 많이 발전하긴 했지만요. 일단 우리나라 편의점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근무시간에는 휴대전화는 꺼놓으라고 할 수 없으니. 게다가 직장 내 사생활에 대한 간섭도 우리나라와 달리 거의 없으리라 생각했고요.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일만 잘하면 익명성에 숨기에 무슨 문제가 있을까 싶었습니다. 편의점 직원 일을 아주 잘해내고 있는 주인공이 원하는 것은 그저 사회에서 요구하는 보통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계속 읽다보니 아침에 출근해서 편의점에서 빵을 먹고, 편의점에서 산 물을 마시고, 편의점 음식물을 먹고, 다음날 편의점에서 제대로 일하기 위해 잠을 청하는 게이코 후루쿠라의 개인주의자 선언이 제가 생각했던 '개인주의자'의 이미지와 달라서 그 선언에 선뜻 동조를 못했습니다. 편의점 안드로이드가 되고자하는 개인을 개인주의자라고 해야할까요?

여담으로 이 책을 통해 느낀 일본사회 내의 사회적 규범에 맞출 것을 바라는 압력은 정말 막강하더군요. 비혼도 골드미스가 아닌 편의점 프리터가 선택하면 비정상으로 간주하니. 우리나라는 과연 다른가 생각해보니 딱히 대답을 못하겠네요. 

또, 시라하씨라는 일본 사회의 경쟁에서 밀려난 루저 남성들의 민낯은 일베하는 남성 캐릭터의 이미지와 어쩜 그리도 비슷한지. 외국인인 편의점 신참 직원 투안군이 '점원'에서 '무리의 수컷' 중 하나로 보이게 되는 부분에 대한 묘사도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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