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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테루/송태욱 역] 금수(1982)

독서일기/일본소설

by 태즈매니언 2017. 5. 1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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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테루의 <금수(錦繡)>. ‘금수강산에서의 그 한자입니다. 일어 사전에 네 가지 뜻이 있다는데 수를 놓은 직물아름다운 단풍이나 꽃을 비유하는 말모두에 해당하는 제목인 것 같네요.

 

무려 1982년에 출판된 작품이더군요. 이름도 처음 들어본 작가 미야모토 테루는 1977년 다자이 오사무상으로 등단해서 이듬해에는 아쿠타가와상까지 받은 작가라고 하고요.

 

지금은 페절 당해서 페이스북 활동을 전혀 볼 수 없는 과거의 어느 고명한 페친님 포스팅에서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와 함께 거의 마지막쯤에 추천받았던 소설이라 제목을 기억하고 있었지요.(페북에 boring, boring, boring한 텍스트들만 타이핑하는 무리 중 한 명이라 다가올 페절을 예감하긴 했지만 여전히 아쉽네요.)

 

살지 말지 결정할 정도만 보려고 했는데 그 자리에서 끝까지 읽고 말았습니다. ‘추억숙명이라는 닳고 닳아서 아무 느낌이 안 드는 단어들로 묘사할 수 있는 책이지만 참 아름다운 소설이더군요. 나름의 감상을 적어볼까 했지만 번역자의 애정이 듬뿍 담긴 잘 쓴 역자 후기까지 읽고 나니 엄두가 안나네요.

 

격조 높은 좋은 소설입니다. 일본인의 생사관(生死觀)을 보게 된 느낌을 받았고, 제가 좋아하는 도시인 교토의 친숙한 지명들이 배경으로 나와서 더 좋았습니다. 손편지로만 이루어진 서간소설이 새로 나올만한 시대가 아니라 예전에 열 페이지가 넘게 쓴 편지들을 주고받았던 아날로그 감성에 기억하고 있는 분들에게 사랑을 얻기 위한 편지가 아니라 상대방을 추억의 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편지로 이루어진 이야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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