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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부동산은 끝났다(2011)

독서일기/부동산

by 태즈매니언 2017. 3. 1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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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 박사님의 추천덕분에 읽게 된 책입니다. 추천이 없었더라면 이런 선정적인 제목에 2011년에 나와서 벌써 6년이나 된 부동산 책을 읽을 일은 없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저자인 세종대 김수현 교수님은 20대엔 판자촌 철거반대운동을 30대엔 빈곤연구, 40대엔 서울시정연(서울연구원)에서 일하다가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비서관과 환경부 차관으로 주로 부동산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참여하셨던 경력의 분이시더군요.

그렇다보니 중앙정부가 주택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이해하기에 좋았습니다. 2011년에 나온 책이다보니 이미 과거가 된 이야기들이지만 지금의 부동산 정책이 형성되어온 경로를 확인하기에 좋고 해외사례들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참여정부의 주택정책에 대한 변호와 이명박 정권의 주택정책 비판 등이 도드라지는 느낌은 있지만 적당히 걸러 보시면 됩니다.

저자는 제2부에서 주택의 공급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정부와 지자체의 도시계획(국토계획법에 따른 용적률, 건폐율, 높이), 금융(금리, DTI와 LVT DSR등의 대출조건, 세제(양도세,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공급규칙(분양가 상한제, 전매금지 기간, 청약제도) 등의 요인들과 개별 시장 플레이어들의 입장을 간결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3부에서 '남의 떡이 커 보인다, 외국의 주택정책'은 피상적으로 외국 주택정책의 좋은 부분만 따와서 도입하자는 주장의 허점을 잘 지적하고 있더군요.

저는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우리나라의 주택공급 정책은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위주로 갈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채상욱 연구위원님의 <뉴스테이 시대, 사아야 할 집 팔아야할 집>을 참고하셔요.), 기존처럼 다주택소유자를 통한 민간임대 위주를 유지하려면 선진국처럼 임대전용주택 등록, 임대소득세 부과, 자동계약갱신제, 임대로 인상 상한제, 임대료 불복신고제, 임대료 보조제도, 가옥주 지원제도 등이 패키지로 바뀌어야 할텐데 뉴스테이보다 훨씬 지난한 길로 보여서요.

수요정책과 관련하여 주택의 수급조절에 조세제도를 활용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되어서 유익했습니다. LH가 세계 최대의 주택공기업이란 사실에 깜짝 놀랐고요. ㅎㅎ

무조건 자가소유와 공공주택 비율이 많다고 주거안정이 보장되는 것도 새로 알았고요. 이 책덕분에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와 원가 공개, 반값아파트(토지임대부주택)나 후분양제를 도입하면 주택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사람들은 앞으로 무조건 거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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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쪽

1970년대 이후 서울의 아파트 허용 용적률은 100% -> 200% -> 400% -> 200% -> 300%로 시대 상황, 대중적 요구에 따라 변해왔다. 대체로 집값이 급등하는 시기에는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용적률도 올라가는 경향이 있으며, 그렇지 않은 시기에는 환경, 도시밀도 등에 대한 고려가 커진다. (중략) 도시계획은 특정한 절대적인 기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압력, 사회적 요구 변화에 따라 함께 바뀌는 것이다.

134쪽

선진국 대부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양도세를 감면하고 있다. 우리는 '1세대 1주택, 9억원 이하'의 방식이지만 다른 여러 국가에서는 '주된 1개 주택', '일정액 이하 양도 차익 감면', '생애 합산 양도차익 한도' 등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137쪽

(주택에 대한) 임대소득세가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는 매각 단계에서 가격이 오른 부분을 환수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사후 소득세 개념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 중과를 하는 중요 논리이기도 하다.

178쪽

세계적인 대도시권 규모를 보면 서울은 아직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 이는 수도권 집중이라는 문제와는 조금 다른 차원으로, 수도권 내부 연결교통망과 결집도가 아직 선진국 대도시에 비해 현격히 떨어지는 것이다. (중략) 도쿄나 런던 등이 대개 80km까지 통근권으로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40km 범위에 있는 2기 신도시를 연결하는 것은 결코 무리한 구상이 아니다.

312쪽

노동-상품-금융시장의 글로벌화는 고용불안을 상시화하면서도 과잉유동성이 모기지로 확대되는 모순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자가 소유의 안정성 구조 자체를 위협하게 된다.

338쪽

우리나라는 공공임대주택을 너무 늦게 시작했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도시 내에는 이미 집지을 땅이 거의 없는데다 국공유지마저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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