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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모리스/이재경 역] 가치관의 탄생(2015)

독서일기/거대담론

by 태즈매니언 2017. 5. 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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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모리스의 <가치관의 탄생>을 이제야 읽었습니다. 실은 이 책에 대해 제가 굳이 리뷰를 남길 필요도 없긴 해요. 명묵님의 아래 리뷰가 있으니.

http://blog.naver.com/kerarara/220812643652

 

이 책을 늦게 읽은 이유는 위 리뷰가 정말 훌륭해서 그 강렬한 인상이 지워지기 전에 책을 읽으면 스포일러 당한 직후에 영화를 보는 느낌일 것 같아서 였습니다.


책의 주제 자체는 간단하게 요약됩니다. 이언 모리스는 인간 가치관의 변화를 크게 3단계로 구분하고, 그 각각을 수렵채집사회(Foragers), 농경사회(Farmers), 화석연료 사회(Fossil Fuels)와 연결하죠.

 

그는 에너지 획득 방식이 인구 규모와 밀도를 결정했고, 이것이 특정 사회 체제에 상대적 유용성을 부요했다. 그리고 다시 이것이 특정 가치관에 경쟁력과 비교우위를 주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인간의 가치관도 유전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환경과 부단히 상호작용하며 변한다고 보는 것이죠.

 

고대 이래로 절대 도덕률을 고민해 온 철학자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질 소리입니다. 문돌이 중에서도 정치철학에 관심있는 이들이라면 꼭 이 책을 권하고 싶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농경사회와 병존했던 유목사회라는 에너지 획득체계에 대해서도 최소한 8대2정도의 비율로는 서술해주면서 3단계 중 두 번째 단계는 두 모델이 병존했다고 써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제가 몽골 빠라서 ㅎㅎ), 논평자 마거릿 애트우드씨가 같은 지적을 했고, 저자가 어느 정도 수긍한 부분을 읽고 뿌듯하더군요.

 

이언 모리스 교수의 서술을 읽으며 그가 인류의 관찰자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자발적으로 자녀를 갖지 않았던 선택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두 세번 신자유주의란 단어가 나오는데 일반적인 용례와 반대 뜻이라 오역이 아닌가 갸웃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제가 가장 존경하는 학자로 생각했던 제래드 다이아몬드 교수에 대한 존경심이 조금 줄어드네요. 이 책과 <어제까지의 세계>를 대조해보니 다이아몬드 교수(환갑에 가까운 나이에 자녀를 가진)가 논평가로 참여했으면 더 재미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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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각 시대는 결국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관을 정한다.

 

307쪽

 

학자에게 비평이야말로 가장 진정성 있는 칭찬이다.

 

361쪽

 

상식은 이데올로기와 거리가 멀다. 상식은 오히려 이데올로기가 기를 쓰고 억압하려는 것이다. 상식이 현실 파악에 항상 좋은 도구는 아니다. 한때는 상식이 우리에게 태양이 지구 둘레를 돌고, 세상은 평평하고, 공기는 물질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현실 타개에 유리한 것과 행위에 따를 결과를 파악하는 데는 지극히 뛰어난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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