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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번스타인/정지호 역] 맥주의 모든 것(2013)

독서일기/음식요리

by 태즈매니언 2017. 8. 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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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건강검진에서 요산수치가 정상치를 넘은 터라 맥주를 끊고 있습니다(대신에 사케와 막걸리를 더 많이 마시게 되었죠.ㅋㅋ). 그런데 이 무더운 여름에 맥주를 못마시니 환장하겠네요. 냉장고 안에서 지금도 저를 유혹하는 시메이 브라운 에일과 히타치노 네스트는 매일 조금씩 그 풍미가 떨어지고 있을텐데 말이죠.

 

그래서 아쉬움을 달랠겸 맥주에 대한 책을 한 권 읽었습니다. 다음 날 출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일요일 밤에 읽기에 제격인 책이네요.

 

크래프트 맥주 전문가이자 맥주 칼럼니스트인 조슈아 번스타인의 이 책은 맥주양조의 역사와 갈래들에 대한 설명이 절반이고 미국 크래프트 맥주 양조장들의 다양한 시도들에 대한 내용이 나머지 절반입니다. 마셔보고 소개하는 맥주들이 우리나라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서 좀 아쉽더군요.

 

17~18세기 바이에른 주 연간 세입의 거의 1/3이 밀맥주 판매로 충당되었다거나, 벨기에 후가든 마을 출신의 벨지안 화이트 비어의 대가인 고 피에르 셀리스의 양조 여정, 두벨이 싱글보다 도수가 두 배라는 뜻이 아니라 싱글에서 사용하는 맥아량의 두 배를 사용한다는 뜻이라는 것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가장 웃겼던 이야기는 1917년 제1차 세계 대전 중 뉴질랜드 정부가 모든 펍이 저녁 6시에 문을 닫도록 하는 법을 제정해서 1967년까지 유지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입법가들은 저녁 6시 이후에 펍 영업이 끝나면 남자들이 가족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많이 보낼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 법률을 시행하자 사람들은 오후 5시에 퇴근하자마자 펍으로 미친듯이 달려서 맥주를 들이부었다고 합니다. 1분 1초가 아까워서 많이 마시기에 좋은 라이트한 라거를 상자째 놓고 마실 정도였다네요. 결국 술 소비를 줄이기는 커녕 여러 세대의 뉴질랜드인에게 폭음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것에 불과했던 셈이죠.

 

저는 많이 마시고 싶은 날엔 가벼운 헤페바이젠이나 화이트에일을, 안주 없이 맥주만 두 캔 이내로 마시고 싶은 날엔 더블 IPA나 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좋아합니다.

 

나중에 홈 브루잉을 해보고픈 제 로망은 모든 맥주가 나무통에서 숙성되고 종종 제멋대로 들어온 효모와 부패를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의해 뜻하지 않게 감염되었던 시대의 마지막 유산인 벨기에의 자연발효 에일 람빅입니다. 하지만 막상 몇몇 람빅을 마셔봤을 땐 별 인상이 남지 않더군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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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쪽

 

1814년 뫼즈 브루어리에서는 부식된 숙성 통 테두리가 갑자기 터지는 바람에 20만 갤런의 포터가 쏟아져 나와 가옥이 파괴되고 여덟 명이 사망할 정도였다.

 

359쪽

 

<맥주의 모든 것>을 쓰는 동안 저자가 마신 맥주 Top 5

1.빅토리 프리마 필스(Victory Prima Pils)
- 꺼끌한 맛의 필스너 완성작

2.라구니타스 리틀 섬핀 섬핀 에일(Lagunitas Little Sumpin' Sumpin' Ale)
- 목넘김이 부드럽고 홉의 풍미가 진한 밀맥주의 진수

3.트뢰그스 퍼페추얼(Troegs Perpetual IPA)
- 펜실베이니아산 웨스트 코스트 스타일 비터 맥주의 미학

4.시에라 네바다 켈러바이스(Sierra Nevada Kellerweis)
- 순수한 비여과식 헤페바이젠 청량제

5.앨러거시 화이트(Allagash White)
- 아로마 진한,갈증을 해소해주는 화이트 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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