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빌 에모트/유강은 역] 일본부활(2006)

독서일기/일본

by 태즈매니언 2018. 1. 17. 13:41

본문


저자 빌 에모트는 <이코노미스트>의 편집장 출신으로 일본이 버블의 끝을 달리던 1989년 <태양은 다시 진다(The Sun Also Sets)>를 통해 버블 붕괴를 예측해서 주목받았던 인물이라고 한다.

2006년에 나온 이 책의 원제가 <The Sun Also Rises>라서 위트있다. ㅎㅎ 2006년에 나온 일본에 대한 예측을 2018년에 볼 필요는 거의 없겠지만 읽어보니 일본의 부활은 저자가 예상치 못한 요인들로 지연되었을 뿐 지금 봐도 큰 방향에서 다 맞는 말들이다.

서문부터 신뢰감이 든다. "다가오는 10년 동안 일본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 전 세계에 중요한 관건이라고 믿습니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그저 서서히 쇠퇴할 운명이라면, 장래에 동아시아에는 경제 대국이 두 개가 아니라 단 하나만 있을 것이며, 따라서 인도 이외에는 저 멀리 서구나 또는 바다 건너의 지나치게 팽창된 미국에 대항해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균형을 맞출 수 있는 나라가 전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미래는 세계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지금봐도 정확한 통찰력을 보여주고 있다.

첨부한 월드뱅크통계로 일본의 연간 GDP성장률, 출산율,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등의 수치를 보면 2006년부터 2017년 전까지는 부활은 없었다는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출산율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사이의 부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면 이 부분은 누구도 해결책을 낼 수 없는 게 아닐까? 대신 저자의 조언대로 일본의 관광산업 경쟁력은 세계최강이다.(교통비만 좀 내려가면..ㅠ.ㅠ)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충격, 2011년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한 피해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전력요금 상승(내려도 시원찮을 판에), 2014년의 소비세 3%(5->8%로) 인상, 2017년 트럼프의 TPP 탈퇴 선언과 같은 요인들이 일본의 부활을 2006년이 아니라 2017년으로 늦추지 않았나 싶다.

아베가 2번 시행을 연기하긴 했지만 예정대로라면 2019년 10월에 소비세를 8%에서 10%로 또 인상해야 하는데, 그렇게 된다면 저자가 우려한 것처럼 '정치인들이 세금을 너무 급격하게 인상함으로써 거시 경제 정책을 망치는' 결과가 생기지 않을까 싶지만 일본은 분명히 다시 떠오르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의 폭주를 견제할 수 있는 거대한 시장이 성장한다는 소식은 이웃인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고.

빗나간 예측이긴 하지만 일본에 대한 저자의 조언들이 여전히 유효한만큼 잘 따라서 일본이 자신감을 찾고 개헌을 통해 정상국가가 되어 아시아에서 지금보다 큰 역할을 해주길 기원한다.

일본의 공정거래위원회는 1995년 조사관이 220명에 불과했는데 고이즈미 전 총리가 위상을 강화하고 인력을 충원해서 2004년에 331명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 정원이 2016년 기준 535명이고, 실무를 담당하는 조사인력이 대략 400명쯤 되는 것과 비교해보면 이 부분도 저자의 기대에 못미쳤던 것 같다. 잘 모르지만 일본의 회사법이 우리나라의 상법과 자본시장법처럼 거의 매년 개정되지는 않을 듯 싶고.(우리나라에서도 상법개정 때마다 10년 이상 논의 중인 포이즌필을 '독약 조항'이라 번역하다니..한번만 검색해봤으면 '신주인수선택권'이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

32쪽

저비용을 내세우는 중국과 인도와의 경쟁은 임금 소득을 제한하는데 공헌할 것이며, 지난 15년 동안 성처를 입은 기업들은 좀처럼 투자와 고용의 잔치를 벌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 가능성이 시사하는 것은 1990년 이래 경제에 부담이 되었던 세 가지 과잉, 과도한 기업 부채, 과잉 설비, 과잉 노동력이 마침내 제거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사실이다. 이는 또한 불평등을 향한 추세와 젊은층의 숙련 기술 수준 하락 역시 끝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75쪽

국가가 보조하는 330조 엔에 달하는 예금과 보험을 보유, 전체 개인 예금의 30%와 생명보험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우정국은 금융 서비스 업계의 한가운데 코끼리처럼 버티고 앉아서 민간 은행과 보험 회사들의 시장을 왜곡시키는 한편 가격 매커니즘을 비틀어서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돈이 흐르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113쪽

중국 경제가 지금처럼 성장을 계속한다면 일본이 지역 주도권을 둘러싼 노골적인 경쟁에서 중국을 물리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은 두 나라 모두에 파괴적인 위험을 야기할 것이다. 일본으로서는 지역 기구 및 조약을 활용해서 중국의 영향력을 희석시키는 한편 양국이 따라야 할 뿐만 아니라 일본이 다른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과 동맹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규칙과 절차의 틀을 확립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주장은 중국의 정치적 불안정이나 한반도의 통일이라는 미래의 위험에도 적용된다. 동아시아 지역의 규칙과 절차가 이미 확립되어 있다면 두 가지 위험 모두 다루기가 더 용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131쪽

야스쿠니를 다시 공적인 통제 아래 두게 되면 여러 모순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유슈칸을 개혁해서 모든 전쟁과 전쟁희생자들에 대한 박물관으로 바꾸고 도쿄 전범재판소와 그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의 전시물을 철거할 수도 있다. 특별 의식을 통해 전범 14명의 영령을 다른 사당으로 옮기면 이들의 가족의 품위를 지켜주면서도 논쟁과 모순의 원천을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진레이샤나 다른 적당한 건물의 지위를 높여서 외국인 전물자들의 역할을 인정하게 할 수도 있다.

165쪽

근간부터 새롭게 바뀌어야 할 또 다른 서비스 산업 분야는 여행과 관광이다. 연금 생활자들은 더 많은 여행과 관광을 원할 것이며 농촌 지역은 관광 산업이 가져다줄 일자리를 필요로 할 것이다. 일본의 교통 체계는 세계 일류이지만 여전히 비싼 편이며 호텔 시설은 보잘 것 없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