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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 전쟁과 역사 02 - 거란 여진과의 전쟁(2004)

독서일기/한국사

by 태즈매니언 2018. 3. 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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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거란과 여진과 벌였던 전쟁기를 다룬 2권입니다. 읽다보니 서희, 양규와 김숙홍, 현종, 감감찬, 윤관, 오연총, 척준경 등등 이 시기에 명멸했던 주요 인물들이 정말 많은데 왜 특별기획 사극으로 만들지 않는지 아쉽네요.

개략적인 내용은 지금도 인터넷에서 흘러다니는 저자의 초고들에서 담고 있지만 책에 담긴 내용이 훨신 풍부합니다. 1권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저자의 전략적 사고방식이 확실히 돋보이네요. 허술한 국사교과서로 오염된 역사지식들을 살균세탁할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작년 말에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가 말한 것처럼 지난 백년 동안 한반도에서 살았던 분들도 정말 온갖 고생들을 다 하셨지만 삼국시대 이래 이 땅에서 벌어진 전쟁사를 읽다보니 오래 전부터 이 땅에 살았던 조상들도 최소한 고려말까지는 보통 고생은 아니었다는 걸 느낍니다.

 

크게는 지정학적인 요인들이 결정한다지만 훨씬 더 안좋아질 수 있는 고비들이 분명히 여러번 있었는데도 여러 개개인들의 역할로 인해 넘기 위기들이 어찌나 많았는지 읽으면서 절로 숙연해 집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소드마스터 척준경의 무위는 무협소설로 만들어도 개연성 없다고 욕먹을 정도네요.

 

소손녕과 서희의 회담결과와 윤관의 동북 9성 포의의 원인과 함의에 대한 저자의 통찰력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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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저자의 말 중에서)

 

역사란 결국은 인류가 살며 만들어 온 이야기다. 그 현상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결국 인간과 인간관계, 인간과 사회가 만들어내는 많은 현상들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대책을 낳는다. 좀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우리의 사고를 경직시키고, 현실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있어서도 잘못되고 비효율적이며, 엉뚱한 행동을 낳는 것도 역사에 대한 무지와 잘못된 교육에 책임이 있다.

 

108쪽

 

서희의 전기들을 보면 세 치 혀로 나라를 구했다는 식의 표현이 많은데, 그것이 오히려 서희의 공과 노력을 폄하하는 역할을 한다. 강동 6주를 화보하고, 이 2년 동안 평북지역 개척과 축성작업에 바친 서희의 노력이야말로 선구자적인 업적이었고, 역사적 값어치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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