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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체이스/이지민 역] 공유경제의 시대(2015)

독서일기/경제학

by 태즈매니언 2018. 7. 24.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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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렌터카회사 Avis가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는 Zipcar를 공동창업했고, 그 외에도 교통분야 공유경제 플랫폼기업을 직접 운영해 본 로빈 체이스가 쓴 공유경제에 관한 책. 2015년에 나왔을 때 바로 읽어봤더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잉여역량', '플랫폼', '피어(peer)'라는 세 가지 요소에 기반한 공유경제 사업모델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앞의 반절 정도 부분은 저자가 책을 쓴지 3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더이상 새롭지 않은 이야기일 수 있으나 공유경제 사업모델의 초기에 직접 창업을 해서 성공시켜보고 실패도 해본 사람의 고민이라 통찰력이 담겨 있다. 로빈 체이스가 교통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는지 느껴지기도 했고.

 

비록 나는 우버나 에어비앤비 류의 공유경제 사업모델에 대해 약간 비관적이라 저자의 견해에 절반만 동의할 수 있었다. 로빈 체이스도 공유경제 사업모델의 한계점과 새로운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일부 인정하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짧게 언급하고 깊은 논의를 회피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간의 절멸 자체가 현재 지구상에서 살아가는 세대 안에 벌어질 수도 있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긴박한 대처방안이 '공유경제'의 확대라는 그녀의 믿음에 대놓고 반박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과거에 지도를 보며 여행을 다니고 차를 운전하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GPS와 스마트폰, 실시간 지도앱의 사용경험이 만든 엄청난 잉여역량은 사실이니까. 게다가 204쪽의 그래프는 얼마나 직관적이고 아름다운가.

 

아쉽게도 번역자의 매끄럽지 않은 번역이 책의 품질을 10% 이상 깎아먹었다고 느꼈다. 3년 전에 한 번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책에서 천 번 이상 사용되기도 한 원제인 <Peers Inc>를 '피어스 주식회사'라고 하는 건 좀. 본문에서 쓸 때는 그냥 '공유경제'라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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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쪽

 

컬럼비아 주의 프라이즈 챌린지에서 촉발된 창의력이 그 첫 번째 앱을 통해 입증된 지 2달 만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고작 34세인 비벡을 국가 최초의 최고 정보관리책임자(CIO)로 임명했다. 그리고 비벡이 임명된 지 두 달만에 백악관은 정부 데이터 세트를 보관하기 위한 새로운 저장소인 data.gov를 공개했다.
(페북만 봐도 우리나라에 정말 뛰어난 30~40대 전문가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을 청와대 수석이나 장관, 차관급 이상 공공기관장으로 발탁하면 안될까?)

 

102쪽

 

GPS 자체는 미국 정부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잉여역량을 활용한 참여 플랫폼이다.(표준 측위 서비스를 비롯한 기타 프로토콜 덕분에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 GPS를 활용함으로써 개인, 소규모 현지기업, 거대 다국적 기업은 전부 피어가 될 수 있다. GPS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많은 방법을 생각해낸 전 세계 수백만 개의 개체가 피어가 될 수 있다. 웨이즈 역시 그 중 하나다. 정부 연구진과 과학자가 처음에 GPS를 구성하고 제작했을 당시에는 그 누구도 개인 운전자가 차량의 속도와 위치를 이용해 다른 이들에게 혜택을 제공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1983년 항로착오로 구소련 영공을 침범한 대한항공기의 격추사고로 인해 레이건 대통령이 GPS를 민간에 개방하면서 정밀도를 100m로 제한했으나 이후 20m로 낮췄다가 2007년 제한을 완전히 철폐했다고 함)

 

163쪽

 

공유경제의 구조가 지니는 장점은 상당수가 참여의 다양성에 기인한다. 이 다양성이 사라진다면 회복력과 중복성, 혁신과 창의성, 현지화와 인간성, 잉여자산의 재빠른 공동투자, 초고속 반복학습이라는 특징 또한 사라지게 된다.
(중략)
나 역시 플랫폼 구축자로서 1천 개의 소규모 기업보다는 대기업 한 곳과 거래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바람직한 플랫폼은 소규모 참여자와의 거래 또한 용이하게 만듦으로써 대규모 참여자가 우위를 지니지 못하도록 만든다.


211쪽

 

플랫폼은 개인에게 상당히 저렴한 비용으로(때로는 무료로) 기업이 지닐 수 있는 권력을 부여한다. 생산성과 생활수준 향상은 정부가 크고 부유한 대상을 지원하는 데서 발생하지만은 않는다. 피어들은 이제 스스로 생산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비공식적 경제를 억압할 필요가 없다. 플랫폼이 조직, 품질향상, 심지어 자체 규정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중략) 하지만 소규모 기업이 부상함에 따라, 우리는 그들이 생계를 꾸리고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법을 재정비해야 한다.


255쪽

 

로널드 코스는 기업들은 정보의 결여 때문에 발생하는 거래 비용을 피하기 위해 몸집이 커진다고 했다. 이 통찰력의 귀결로, 그는 정보의 흐름이 개선되면서 시장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되면 기업의 규모가 작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294쪽

 

향후 10년 동안 우리는 더 많은 플랫폼을 경험할 것이다. 다른 플랫폼이 제공하는 구성 부품을 빠르게 조립함으로써 새로운 플랫폼을 쉽게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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