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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번햄/서은숙 역]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2005)

독서일기/경제학

by 태즈매니언 2019. 1. 7.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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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에 관심이 없다보니 투자이론서는 거의 안읽는데 절판된 이 책을 구해 읽은 페친분들의 평을 보니 나심 탈렙과 비슷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알고보니 둘이 친구였더라. ㅎㅎ)

 

저자 테리 번햄은 행동경제학자인데 젊은 시절 영장류인류학자 리처드 랭엄 교수(Catching fire는 명저죠.)의 현지조사팀의 일원으로 우간다에서 침팬지를 연구했고, 골드만삭스에서 투자자문 업무, 바이오 스타트업에 참여해서 CFO를 맡아 IPO까지 치러낸 이색적인 경력들을 갖춘 실전 투자자다.

 

번햄은 추상적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전두엽 피질과 대비하여 진화의 과정에서 우리 조상들의 생존에 유리했던 오래된 뇌 부분을 일컫어 도마뱀의 뇌라고 하고, 경제학적으로 아름다운 효율시장가설과 달리 시장참가자들이 체계적으로 기회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드는 현실의 금융투자시장을 비열한 시장이라고 이름 붙였다.

 

저자의 투자 철학은 전반적으로 나심 탈렙과 비슷하다. 하지만 독설가에 글을 어렵게 쓰는 탈렙과 달리 경제학의 기본 개념들과 일상의 비유들을 활용해서 독자들에게 쉽게 설명해주는 전달력이 돋보였다.

 

미국에서 2005년에 출판되었던데 당시 미국의 주가가 공정가격에 접근해있다고 판단하여 보수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유하고 있더라. 그리고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도 이미 주택시장은 과열상태이고, 이자율 상승 가능성, 과도한 레버리지과 변동금리 모기지대출 등의 위험성 등을 근거로 작은 집을 고정금리대출로 받고 가능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를 생각하면 아주 현명한 조언이었다. 진짜 econ이다.

 

이미 14년 전에 출판된 책이지만 읽을 가치가 충분했다. 투자자들에게는 마지막 제4부에 나오는 구체적인 조언들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난 증권사 계좌도 없는 사람이라. .

 

주식투자의 장점으로 인플레이션과 환율변동에 대한 헷지와 절세를 언급하던데 흠~ 주식투자를 시작하게 되더라도 저자에게 가루가 되도록 까이는 시겔 교수의 <주식투자 바이블>은 읽지 말아야지. --;

 

다 읽고 나니, 몇 달 후에 난 입주할 아파트의 잔금전환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블랙 스완을 피하기 위해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야 하지 않나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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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인간에게 있어 현대의 사회 환경은, 침팬지들에게 동물원만큼, 부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중략) 동물원에 갇힌 침팬지들이 야생의 침팬지들과 달리 기이한 행동을 보이듯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도 마찬가지 패턴을 보이는 것이다.

 

350

 

나의 하버드 동료 교수 한 명은 의사결정에 관한 그의 수업을 끝낼 때, 학생들에게 두 가지 충고를 한다고 한다. 첫째, 담배를 핀다면 끊어라. 둘째, 덜 부러워하라. 두 번째 사항이 훨씬 쉬울 것 같지만, 사실상 대부분의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담배를 끊는 것이 더 쉬운 듯 하다.

 

357

 

당신이 견딜 수 있는 가장 적은 위험을 받아들여라. 이것은 시장이 효율적이라는 관점에 기초하는 주류의 충고와는 정확히 정반대다. 효율시장이라는 환상적인 세계에서 우리는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우리가 견딜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위험을 취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비열한 시장에서 우리는 견딜 수 있는 제일 적은 위험을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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