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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석] 플랫폼, 시장의 지배자(2016)

독서일기/테크놀러지

by 태즈매니언 2018. 7. 26.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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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저자가 쓴 아주 훌륭한 책을 이 달에 들어서만 세 권째 만나는 행운! 2016년에 막 나왔을 때 이 책을 읽으신 분들이 존경스럽다. 책 날개에 있는 저자 류한석님의 이력이 워낙 현기증이 날 정도로 화려하다보니 경력포장으로 힙한 주제에 대해 책 찍어내는 야매 작가가 아닐지 의심했는데 감히 이런 억측을 해서 정말 죄송하다. 무지한 문돌이를 용서해주시길. 나처럼 IT산업에 문외한인 이들을 위한 필수 교양서였다.

현 정부는 이런 분을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위촉해야 하는거 아닌가?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서 무릎꿇고 부탁해서라도 말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하는 구호를 무슨 염불처럼 귀에 인이 박힐 지경으로 읊어대지 말고 제발 좀!

읽으면서 플랫폼 비즈니스의 중요성과 치열한 경쟁의 현실을 알아갈수록 우리나라의 미래가 비관적으로 느껴졌지만, 이런 눈밝고 큰 흐름과 틀을 파악하고 있는 분이 계시다는 게 희망이리라.(2012년에 우리나라의 안면인식 전문기업을 인텔이 350억 원을 주고 매수하기도 했고.) 길 가다가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심정이다.

류한석님은 플랫폼을 외형에 따라 4개(현실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인터넷서비스)로 역할에 따라 3개(기반형, 매개형, 복합형)으로 분류하여 그 본질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난 문외한이라 저자의 독창적인 분류법인지 업계에서 통용되는 상식인지 모르지만 전달력이 참 좋은 설명법이었다.

다행히 찰스 아서가 2014년에 펴낸 <디지털 워>을 읽은 덕분에 애플, 구글, MS의 성장과정과 조직문화, CEO의 개성에 대해 배경지식이 있다보니 저자가 플랫폼 비즈니스의 관점에서 간결하게 평가한 세 회사와 페이스북에 대한 내용이 꿀잼이었다.

2008년 아이폰의 앱스토어 탑재가 무려 4년 전인 2004년에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 추가한 App Center와 SDK를 제공한 결정을 따라한 것이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MS가 벌인 삽질에 대한 저자의 통렬한 지적은 스티브 발머에게 번역해서 들려주고 싶을 정도다. ㅋㅋㅋ

저자는 플랫폼의 다양한 모습을 설명해준 끝에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 달성해야 할 요건을 킬러앱, 네트워크 효과, 로열티라는 세 가지로 요약했는데 그 이유를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저자가 이 분야의 구루(Guru)다 보니 국내의 일반 이용자들은 알기 어려운 다양한 플랫폼 서비스들을 소개해주는데 아래 링크한 동영상이 무려 5년 전에 나온 것이라니! 첨부한 사진의 언어학습 어플 Duolingo도 난 이제야 알았다.

https://youtu.be/z1Iq7nGRmiI

스마트반지라는 아이디어도 첨 들어봤고. Airware라는 드론 플랫폼 기업도 마찬가지였다. 스마트 인터랙션 분야와 로봇분야가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발전하고 있는지 까맣게 몰랐고(FANUC도 긴장해야할 듯).

어제 읽었던 <공유경제의 시대>와 이어져서 더 좋았기에, 다음 책으로 제러미 리프킨의 <한계비용 제로 사회>를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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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쪽

마이크로소프트가 장밋빛으로 약속했던 기술을 갑자기 폐기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문제는 그러한 변경들이 거의 예측 가능하지 않으며, 더욱이 새로운 기술이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다는 점이다.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 개발자들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개발자들은 더 이상 마이크로소프트의 약속을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어떤 기업의 기술을 선택하는가는 개발자의 미래(또는 개발업체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그것이 플랫폼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면 그것은 플랫폼이 무너지는 것이다.

166쪽

미래에 그런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을 소유하거나 또는 그런 플랫폼에 적극 참여한 기업이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되리라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크라우드소싱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며 점점 더 기업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중략)
그런 맥락에서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이라 할 수 있는 (1)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자율성' 부족, (2) 업무 또는 학업에 대한 강한 압력과 과도한 헌신을 요구하는 풍토로 인한 '여유시간' 부족, (3) '다양성'을 용납하지 않고 발휘하기도 어려운 사회문화적 환경이 사람들로 하여금 생산적인 크라우드소싱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318쪽

스마트 인터랙션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과도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사용자의 음성, 안면, 동작, 뇌파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해 분석한 후 재빨리 사용자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취합하고 재가공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관련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계속 축적되고 빅데이터 처리분석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앞으로는 단순히 사용자가 명령한 내용을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기기가 자동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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