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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그랜딘/홍한별 역]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1995)

독서일기/의학

by 태즈매니언 2018. 7. 3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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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색스가 쓴 7인의 뇌신경계 환자에 대한 병력관찰기의 마지막편이었던 <화성에서 온 인류학자>편에 나오는 주인공 템플 그랜딘의 책. 자폐인인 그녀가 직접 겪고, 고민해온 내용들과 자신의 직업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자폐와 동물들의 사고방식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었다.

자폐인들의 심리에 대한 표현이 시각적인 묘사 위주라 전달력이 좋다. 그녀의 책이 여러 권 나왔던데 다른 책도 좀 더 읽어봐야 감상이 정리가 될 같네.

 

동물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관심이 많거나 축산업을 하시는 분들께도 권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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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쪽

말을 하지 못하는 자폐인의 세계는 혼란스럽고 무질서하다. 변을 가리지 못하는 저기능 자폐인은 완전히 뒤죽박죽인 감각 세계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은 자기 몸의 경계가 어디인지도 알지 못하고, 시각, 청각, 촉각이 모두 뒤셖어 버린다. 마치 만화경으로 세상을 보며 동시에 전파 방해 속에서 라디오 방송을 들으려 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음량 조절기가 고장 나서 라디오 소리가 귀청을 터질 듯 커졌다가 들릴락 말락 하게 작아졌다가 한다고 생각해 보자.

 

88쪽

 

자폐인들이 눈 맞추기를 잘 못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의외로 단순하게도 다른 사람의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견디지 못하기 대문이다.

 

90쪽

 

자폐아들은 음식에 대해 까다로운 경우가 많고 특정 음식만 먹으려 한다. 이런 현상은 대개 감각 문제와 관련이 있다. 입 안에서 느껴지는 음식의 질감, 냄새, 맛 또는 소리를 참지 못하는 것이다.

 

105쪽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감각 경험에 제약이 있으면 중추 신경계가 소리와 촉각에 과민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릴 때 받은 감각적 제약의 영향은 아주 오래까지 지속될 때가 많다.

 

124쪽

 

자폐인에게 사회적으로 세련된 행동을 가르친다는 것은 배우에게 연기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동작 하나하나를 미리 계획해야 한다.

 

135쪽

 

자폐인을 고용하는 사람은 자폐인의 한계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자폐인은 일에 대한 집중도가 아주 높고, 적당한 환경을 조성해 주면 직업 영역에서 아주 뛰어난 성취를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적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막아 주어야 한다.

 

214쪽

 

사람이나 동물이나 기본적인 감정은 비슷한 신경계 메커니즘에 따라 움직이며, 사람과 동물의 감정은 표현의 복잡성에 있어서만 차이가 날 뿐이라고 생각한다.

 

250쪽

 

사후에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는 가능성 때문에 나는 더 일에 매달렸다. 적어도 내 생각과 사고는 죽지 않고 남기를 바랐던 것이다.
(중략)
생각은 유전자처럼 세대에서 세대로 물려줄 수 있다. 나는 내 생각을 널리 알리고픈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254쪽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도축 공장은 실제 자연에 비해서 훨씬 온화한 곳이다. 야생 상태의 동물은 굶주림, 맹수, 자연재해 등에 의해 죽는다. 나한테 선택하라고 한다면 의식이 있는 채로 코요테나 사자에게 내장을 찢겨 죽느니 차라리 도축 기계 안으로 걸어 들어가겠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삶과 죽음의 자연적 순환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 생명체가 살아남으려면 다른 생명체가 죽어야 한다는 것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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