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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식/마 씨아오루] 한국에만 있는 정통중화요리에 대한 수사보고서(2017)

독서일기/음식요리

by 태즈매니언 2018. 8. 3.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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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150페이지 남짓한 얇은 책은 제목을 참 잘 지은 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좋은 질문을 던졌기 때문일테다. 1990년대에 태어나 1992년 한중수교 이후에 알려진 양꼬치와 어향가지, 훠궈와 마라탕 등이 익숙한 세대들은 궁금해하지 않을 질문이지만 나도 "우리가 100년 이상을 먹어봤던 이른바 중화요리가 도대체 어떤 음식인지" 궁금했던 터였다.

 

20대 때 중국에 갔을 때 도대체 내가 한국에서 먹어본 중국음식과 이렇게나 딴판이라 놀랐었고, 중국 각 성의 다양한 음식스타일 중 하나쯤은 한국의 중국음식점과 맞는게 있을 줄 알았는데 산동요리점에서 먹어본 것들과도 달라서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나도 저자처럼 중국의 한국음식체인점 한라산에서 중국인 가족이나 직장인들이 한국음식을 먹는 순서나 시키는 스타일을 보며 재미있어 했었던 지라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다.

 

책이 담고 있는 핵심내용은 논문 한 편으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다. 핵심 논지를 부연하는 내용들은 학문적인 엄밀함을 포기하고 가볍게 써서 '수사보고서'라는 단어가 위트있고 적절한 것 같다. 좀 길기는 하지만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책 내용도 충실하게 표현하고 있는 멋진 제목이다. 저자께서 책 말미에서 한국 중화요리의 특징을 다시 한 번 요약 정리해주시는데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알려드리진 않겠다. ㅎㅎ


난 임오군란 당시 마건충이 데리고 온 청나라 군사 3천 명이 산동성 연태 출신이었고, 조청상민수륙무역장정을 통해 한국에서 장사를 시작한 40여명의 청나라 상인들(아마도 군납상인이었을 듯)도 산동성 출신이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다만 이화여대 최준식 교수와 그의 대학원생 마 씨아오루(마효로)님의 공저로 표기하는게 맞지 않았을까? 그만큼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마효로님의 역할이 컸던 것 같다.


이 책은 노원구 상계백병원 맞은편에 위치한 중국음식 맛집 메이탄 사장님의 아드님께 상납될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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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이 책의 결론을 보면 알겠지만 한국의 동네 중국집에서 나오는 중화요리는 심대한 문제점이 있는데 그것은 맛이나 조리법이 너무 천편일률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요리가 그 요리'가 되어버려 요리 간에 변별성이 없어졌다.

 

 

33쪽

 

1884년에는 '인천구/화상/조계/장정'이라는 조약이 체결되면서 중국의 조계지가 인천에 생기는데 그게 바로 지금의 차이나타운 자리이다. 그렇게 시작한 인천의 차이나타운은 1898년 다시 한 번 도약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그 당시 산동 반도에서 일어난 의화단 운동 때문이었다. (중략) 그 때 마침 산동과 인천 사이에는 정기 항로가 개설되어 있었고 인천에는 중국의 조계지가 있었으니 중국인들은 자신들이 이주해 정착해 사는 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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